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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Nov 04. 2023

엄마는 궁금하단다.

엄마는 궁금하단다.

엄마의 몇 년 후 삶의 모습이.

엄마는 궁금하단다.

엄마와 아빠가 몇 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엄마는 궁금하단다.

딸과 아들의 몇 년 후 삶의 모습이.

엄마는 궁금하단다.

......................

 엄마의 몇 년 후 삶의 모습이 궁금해서 초조해질 때도 있어.

지금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더 나이가 든 몇 년 후에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엄마 친구들은 말하지. 이제 쉬면서 여유 있게 보내지 무슨 일을 하냐고. 그런데, 엄마는 엄마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일을 하고 싶단다. 그래서, 건강을 더 챙기고 있고.


 지금 떨어져 지내고 있는 아빠와는 어떻게 지내게 될까?

엄마가 아빠를 처음 만났을 때는 아빠가 전혀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단다. 사귄 지 몇 년이 지나고 엄마는 아빠를 지금 엄마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만큼 그렇게 사랑하게 됐어. 하지만, 너희가 성장하는 동안 엄마와 아빠와의 관계가 마치 엉클어져 풀리지 않는 실뭉치 같았지. 엄마가 폐암 수술을 하고 아빠 곁을 떠나 서로 별거의 모습이 된 지 벌써 5년이 지났네. 담배를 물고 살다시피 하는 아빠를 피한다고 떠나왔지. 30년 가까이 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왔을 때, 한쪽 다리가 부러져 나간 의자처럼 엄마의 마음이 기우뚱했단다.

 2018년 9월에 아빠에게서 떨어져 나왔는데, 벌써 2023년 11월이 되었구나. 그동안 포항에서 딸과 함께, 강릉에서 아들과 함께 지내다가 2023년이 되면서 제주도에서 혼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아빠와 함께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삶이 되었어. 가장 큰 변화는 엄마가 엄마 자신의 건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에 맞는 먹거리와 운동 그리고 산책, 마음 챙김을 한다는 거지. 제주도 돌담처럼 엄마가 건강하고 강한 마음으로 세워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절하게 경험했잖아. 몇 년 후, 엄마는 아빠와 정말 좋은 친구처럼 지내고 싶단다. 그래서 엄마는 지금 아빠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기 위해 엄마 맘을 키워가고 있어. 좋은 친구는 어떤 친구일까? 하는 생각을 마음의 중심에 두고.

 아빠가 이 세상에 태어나 엄마를 만나 가정을 이루었잖니. 아빠의 남은 인생이 평안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이 커. 아빠가 꿈꾸었던 가정의 모습도 평안한 가정이었을 테니까.


 너희의 몇 년 후 삶의 모습이 어떨까? 엄마는 마음으로 그려본단다. 너희가 꿈꾸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을 그 모습을.


엄마가 모르는 내일이라는 미래가 두려움으로 다가올 때도 있단다. 그 내일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기에 오늘 하루하루를 보석함에 보석을 담듯이 담아간단다. 엄마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너희에게 귀한 유산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꾸어 주는 기도를 하지. 잠에서 깨어 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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