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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하다 Sep 22. 2016

엄마의 갱년기

09. 2015

"휴..."


오늘도 엄마가 한숨을 쉬신다

가슴이 콱 막힌 것같이 답답하시다 한다

26년간 나의 행복을 위해

부단히 애쓰셨던 엄마가

요즘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부족한 게 호르몬뿐이라면,

그래서 약으로 금방 해결될 수 있다면

엄마가 저렇게 한숨을 쉬시지 않았을 거다

저렇게

도움의 신호를 보내지 않으셨을 거다


그때부터 엄마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맡은 프로젝트의 고난부터 나조차 긴가민가한 썸남의 소식까지

시시콜콜 내 얘기를 하고

엄마의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엄마가 요즘 관심 있는 것,

엄마 친구들의 소식,

엄마를 둘러싼 여러 에피소드들을

하나하나 관심으로 들어드렸다


가까운 사이일 수록 가장 큰 불행은

상대의 무심함이라는 것,

애인뿐 아니라 엄마도 그렇다는 걸

왜 자꾸 까먹는 건지

왜 자꾸 엄마는 괜찮다 생각해버리는 건지


엄마

엄마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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