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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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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하다 Nov 28. 2017

내겐 또 첫눈

벚꽃

장마

낙엽


매 해, 매 계절마다 찾아오는 것들

모두가 시작과 끝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눈에게만 '첫눈'이라 부르며

처음에 의미를 강하게 두는 이유가 무얼까 궁금해졌다


거짓말을 해도 용서되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날

간절히 원하는 걸 소원 비는 날


매서운 겨울 날씨를 이겨낼 따뜻한 구실이 필요한 건지

세상이 하얗게 덮이면 나를 둘러싼 일들도 정리가 될 거라 믿는 건지

1년 중 단 하루 몇 시간만 허용되는 그것의 희귀함이 소중한 건지

첫눈이 내리면

모두가 제 나름의 이유로 한달음에 창가로 가 바라본다


올해 첫눈이

나에게 유독 더 반가웠던 건

그렇게 모두가 좋아하는 소식을

네가 알려왔다는 것

함께 보며 예쁘다 말했다는 것 때문일까


오늘 내린 눈이

처음이 아니었어도 좋았을 거야



사랑이 아닌 순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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