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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귤 Aug 11. 2018

폭염과 일회용품의 상관관계

대학생이 스벅에서 돈 아끼는 법

300원 할인!!


스타벅스에 '텀블러' 챙겨가는 건 주머니 사정 텁텁한 나에겐 필수였다.


스타벅스는 텀블러를 챙겨 오면 음료값을 300원 할인해주는데, 돈 없던 대학생 때 300원은 큰 액수였다. 깜빡하고 텀블러를 집에 두고 온 날에는 괜히 300원을 더 낸 듯 분했다.


텀블러 구경은 내 취미기도 했다. 스타벅스를 지나가면 꼭 가게 내부 텀블러 판매 코너를 주시했다. 대체 어떤 예쁜 텀블러가 나왔나, 이번엔 어떤 게 핫한가 빠르게 스캔했다. 돈이 없어서 살 순 없었지만, 내가 가지고 싶었던 텀블러는 콕 찜해뒀다가 친구 생일에 선물했다.


(내가 가지지 못해도 친구한테 주기라도 하면 얻는 그 어떠한 만족감... 다들 공감하시는지?)


2010년대 초반, 텀블러는 내게 그런 존재였다. <텀블러 사용으로 일회용품 줄이기>라는 말은 가끔 정부기관 책자에나 있는 말이었다. 가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테-레비죤에 나와서 하시던 말씀이거나.

일회용 빨대 뭐어때?

그런데 지금은... 온 동네가 일회용품 줄이기로 시끌벅적하다.


스타벅스는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빨대 없는 컵을 내놨고

한국 엔제리너스도 뙇!

레스토랑 닥터로빈은 쌀로 만든 빨대를 내놨다 (녹여서 파스타를 해 먹을 수도 있다고 아니... 쌀국수겠지?)

일회용품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 개인 카페도 생겼고(빨대는 스테인리스다 @연남동 얼스어스)

정부는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하는 카페를 단속한다고 한다


이런 올여름 움직임에 최근 친구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젠 점심시간에 커피 살 때 텀블러를 가지고 나가는 건 일종의 '자랑'이다.


예전처럼 '돈 300원 아끼려는 유난스러움'이 아니라 '이만큼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콧대 높은 징표'가 됐다. 아니 왜 갑자기 세상이 이렇게나 변한 걸까?


원래는 말로만 우리 강산 푸르게푸르게(유한킴벌리 광고였다)였는데,

이젠 사람들까지 우리 강산 푸르게푸르게를 외치고 있다.

왜냐고?

올해 여름 끔찍하게 덥잖아

ㅠㅠ 우리나라 부근에 끌려온 북극곰들은 얼마나 더울까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 이 더위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10년 전 쭈쭈바 드링킹 하면 온 몸이 시원해지던 여름과는 무언가 느낌이 다르다는 걸. 그게 우리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걸.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전보다 4도 높아지면, 매드맥스는 현실이 된다. 한반도는 강이 메마르고 모래 폭풍이 부서지는 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을 보자.

출처: New Scientist

연한녹색: 사람이 살 수 있는 곳

노랑: 사막화돼서 사람이 못 사는 곳

빨강: 바닷물이 차올라 땅 사라지는 곳


연구에 따르면 지금은 추워서 사람 못 살 동네로 불리는 캐나다, 시베리아, 북극, 남극이 훌륭한 경작지가 돼 전 세계 농업을 이끌 전망이다. 미국 저 넓은 땅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땅이 돼 버린다. 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인터넷에서 이 사진을 소개한 과학자는 이런 조언을 한다.


"캐나다, 뉴질랜드, 러시아 사람과 결혼하라.

자녀에게는 별 보고 길 찾는 법, 수렵 채집, 항해술, 철학, 돌과 나무 사용법, 라디오, 네트워킹, 활쏘기, 태양열 전지 사용법을 가르치는 게 좋다"

이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말좀 해봐 톰 행크스야

아아 무서운 세상이다. 저 예측대로라면 식량전쟁, 물 전쟁은 거짓말이 아니다. 한반도에 <매드맥스> 임모탄이 활개 치고 다닐 수 있다는 얘기인가.


거의 40도까지 올라간 올해 서울 기온을 보면, 저런 예측이 이젠 허무맹랑한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겠다는 마음이 우리에게 진심으로 드는 게.




*소심한 관종*을 소개합니다.

권귤의 사생활 -> https://www.instagram.com/soooyeon.kwon/


(출처:https://twitter.com/julian0liver/status/1026875989509517312)

(참고: https://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4508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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