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귤 Jan 03. 2020

일단 시작하면 건강해진다, 살도 빠진다

현실적인 건강다짐

작년 한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몇 가지를 직접 시도해보고 건강이 부쩍 좋아졌다. 건강은 피부에서부터 드러난다. 요즘 난 피부화장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을 정도가 됐다.


1. 소 우유 안 먹기

소 우유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게된 건 한 유튜브 영상때문이었다.

이 영상을 보기 시작할 땐, 아 또... 이소리 한다~ 라는 생각이었다. 영상을 보면 생각이 바뀐다. 고통당하는 동물은 둘째치고, 내 건강을 위해 소 우유를 먹기 싫어진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주장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아이와 떨어지기 + 공장 사육 시스템) 우유를 만든 소 젖에는 '염증 분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윽.. 내가 염증을 마시고 있었다고? 충격적이다.

(딱 이 영상때문이라고는 말 하기 어렵지만) 캐나다에 있으면서 여러 우유를 시도해봤다. 캐나다 슈퍼에는 소 우유 말고도 다른 대체우유 종류가 다양하다. 이젠 한국에도 공식 수입되는 아몬드 우유, 귀리우유, 코코넛 우유, 헴프우유, 마카다미아 우유 등 손에 잡히는 게 우유 대체제다. 우유 대체제라고 말하면 뭔가 로퀄 노맛처럼 보이나? 두유도 우유 대체제로 판다. 두유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먹던 우유 아닌가.


여러 종류를 시도하다가 나는 '귀리 우유' (캐나다에서는 'Oat milk'라고 부른다)에 정착했다. 가장 꼬소하고 달짝지근하고 입맛에도 착착 맞다. 핫초코, 라떼, 씨리얼 우유 등 내가 먹고싶은 음식도 다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그렇게 난 귀리우유에 정착했다.


내가 좋아한 브랜드는 캐나다 로컬 브랜드 Earth's Own이다. 거기서 Unsweetened original을 마셨다. 한국에 식물성 우유 보면 기본적으로 설탕이 들어있는데, 캐나다엔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고르기 좋다. 설탕 없는 음료들이 많아졌으면.

최근 인스타 스토리에 이 우유 브랜드를 태그해서 올리면서 한국에 제발 출시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답장이 왔다. "고마워 매니저한테 제안해 볼게"


한국 우유 대표 브랜드 '서울우유'가 오트밀크 한국시장을 선점하기를 바란다. 내 2020년 목표 중 하나는 한국에 귀리우유 들여오는 거 압박? 하기다. 이 맛있고 건강한 음료 모두가 동등하게 즐겼으면 한다.


2. 탄수화물 줄이기

저탄고지가 유행이다. 저탄고지? 내가 탄수화물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하며 콧방귀를 뀌었었는데, 작년 초봄쯤 탄수화물을 제한해봤다가 달라지는 몸 상태를 느낀 뒤 본격적으로 실천해봤다.


Stage 1. 극단적인 제한식

첫 몇 달동안은 극도로 탄수화물을 제한해봤다. 몸이 가벼워졌고 살도 쫙쫙 빠졌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느꼈고, 변비가 심해졌었다. 변비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머리카락이 빠지는 건 참을 수 없었다.


탄수화물 제한하는 식단이 몸에 맞고 좋아서 탄수화물 먹는 걸 쉽게 다시 시작할 수 없었다. 먹기 싫어서였다.  그래서 먹어야지 먹어야지 마음 먹어도 입에 탄수화물이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여름에 한국에 와서야 탄수화물을 먹기 시작했다.

Stage 2. 균형잡힌 저탄수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건강한 탄수화물을 찾았다. 귀리, 쌀(빵보단 낫다), 콩 등 정제되지 않은 음식을 찾아다녔다. 이젠 밥도 다시 먹는다. 


탄수화물을 다시 먹고 포만감을 기분좋게 느끼게 됐고, 머리카락도 안빠진다 이제. 후. 내 소중한 머리카락.


그래도 여전히 저탄수를 유지한다. 밥은 한 그릇을 가득먹지 않고 보통 1/2그릇정도를 먹는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다보면 탄수화물 땡기는 현상이 줄어드는데, 그 덕에 빵과 과자도 적게 먹고 있다.


3. 돈 들여도 운동하기

한 달에 10만원을 운동비에 쓰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학생이 된 뒤 한 달에 10만원은... 크다.


올해 여름 학생이 된 뒤, 센터에서 하는 운동을 중단했었다. 집에서 하는 홈트만 했었는데 어느순간 센터 운동이 간절해졌다. 가장 간절했던 건, 사람들과 함께(아무리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도) 땀 흘리며 몸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 자체가 내 삶 속 즐거운 힐링이자 하나의 원동력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걸 깨달은 순간 다시 운동을 등록했다. 한 달에 10만원을 내 멘탈과 신체건강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일 주일에 한 번씩 센터를 간다. 하루는 필라테스, 하루는 그룹 피티를 듣는다. 필라테스는 큰 움직임이 싫을 때 가고, 그룹피티는 몸을 격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을 때 간다. 그룹피티를 가고싶은 날이 더 많다.


중간에 (돈 아깝다고) 운동을 그만뒀을 땐 마음이 울적해지는 날이 종종 생겼었다. 그런데 다시 운동을 시작한 후로 금요일까지 열심히 살 힘이 생겼다. 빡세게 살고 토요일 아침에 스트레스 뿌시러 운동가는 삶. 정말 사랑한다.


운동의 맛을 알게되니 한국에 잠시 나와서도 운동을 등록하게 됐다. 9만원에 4회 필라테스. 기구 필라테스 첫 경험이다. 기구필라테스? 쳇 나는 캐나다에서 체격좋은 외국인하고 대등하게 운동해따고! 라고 속으로 교만하게 생각하면서 콧방귀를 뀌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난 어느새 필라테스에 조져지고 있다.


아 그리고 덧붙이자면, 

집에서도 충분히 홈트를 할 수 있는데 왜 센터에 나가서 운동을 배우냐고?

내가 집에서/센터에서 운동하고 느끼는게 확실히 다르다. 내가 하는 홈트는 내가 써 온 근육들만 움직여주는데, 나가서 운동을 배우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근육을 단련하게 된다. 


운동 한 다음날 내가 평소에 아프지 않았던 근육이 아프게 될 때, 상쾌한 만족감이 전두엽을 강타한다. 아 어제 한 운동이 내 새로운 근육을 자극했구나. 내 근육이 또 자라고 있구나. 근손실이 무서워서 눈물을 참는 강한 인간이 되어야겠구나.

그래. 알겠다. 이 3가지를 해서 네 인생에 뭐가 달라졌느냐? 

아차 이걸 까먹을 뻔 했다.

너무 당연한 소리지만, 한 번 더 이야기하면 누구에게든 2020년 나처럼 삶이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서 적어본다.


1. 살이 쭉쭉 빠짐

할머니는 나를 보면 매번 걱정하신다. 왜이렇게 살이 빠졌느냐고... 울상이시다. 그때마다 나는 할머니께 적당한 답을 드린다.


"할머니 살이 안먹어서 빠진 게 아니라, 늘씬해지고 근육이 만들어지고 건강하고 더 튼튼해진 거예요. 걱정 마세요!"


2. 피부가 좋아졌다

과거 난 여드름순이였다. 여드름이 한꺼번에 많이는 나지 않았어도 이쪽 여드름이 사라지면 저쪽에 나고, 저쪽이 사라지면 이 아래에 나고 끊임없는 여드름과의 두더지게임이었다.


여드름은 화농성여드름이라고 하나, 속 깊숙히 염증으로 생기는 여드름이라 짜내기도 쉽지 않은 골칫덩어리였다.


그런데 요즘엔 여드름이 잘 안 난다. 나도 거의 신경쓰이지 않을만큼 옅게 났다가 사라진다.


3. 멘탈건강

멘탈이 단단해졌다. 


탄수화물, 염증을 일으키는 음식을 적게 먹었더니 '급격한 심경변화'와 '나른해짐'이 줄어들었고


규칙적으로 1주일에 1회씩 운동센터에 나가 사람들과 같이 땀을 흘리니 마음이 건강해졌다.



이 3가지로도 2019년은 성공적이었다. 2020년엔 어떤 방법으로 내 인생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볼까? 


매거진의 이전글 살찐 사람 찾기 힘든 옛날 영상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