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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 Perich Sep 22. 2023

유기견 출신 하나의 3번째 생일

못생겼다고 하지 마세요 ㅠ 듣는 하나 슬퍼요.


유기견 3개월 차에 신랑과 나에게 입양된 하나가 9월 19일, 3살 생일을 맞았다. 일 때문에 당일에 생일을 챙기지 못하고 오늘 생일 파티를 했다.


피부병으로 고약한 냄새가 나던 하나가, 영양실조로 3개월 된 강아지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작고 연약했던 하나가 벌써 이렇게나 컸다니, 벌써 우리와 함께 한 시간이 3년이라니,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쪼꼬미 시절 하나


크리스마스가 되기 며칠 전에 우리 집으로 왔던 하나


소심하고 겁이 많은 하나는 커다란 생일 풍선이 낯선지 거실 구석에 숨어버린다. 생일 모자를 씌워주고 예쁜 사진도 많이 찍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불편해해서 마음껏 사진을 찍기도 힘들다. 그나마 테이블 위에 놓인 새 장난감과 간식거리에 흥분한 듯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생일 선물은 훈제 뼈다귀와 새 장난감이다. 덩달아 만두도 신이 났다.


어릴 때 할머니는 아무리 돈이 없어도 식구들의 생일만큼은 빼먹지 않고 챙겼었다. 내 생일이면 콩밥에 미역국, 잡채까지 만들어 생일상을 차리고, 장롱 위에 깨끗한 정화수를 올리고 삼신할머니에게 간절히 기도를 했었다.


어릴 시절, 행복한 기억이 별로 없는 나에겐  생일날의 기억이 무엇보다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들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가족들의 생일은 집착적으로 챙긴다. 신랑의 생일이든, 우리 강아지, 만두와 하나의 생일이든.



1살, 2살, 3살 생일

찌는 여름, 텍사스의 하수도에서 태어난 하나. 우리 몬순이, 그래도 우리 눈에는 누구보다 예쁜 우리 둘째 딸.


3년 받고, 13년 더 우리랑 함께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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