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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이지 Jul 12. 2024

평범한 삶이 두려워

두 가지 변화

평범하게 사는 게 어떤 건지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글을 읽는 당신께 질문을 드립니다.


'당신은 평범하게 살아왔나요?'




부모님의 이혼과 집안의 파산으로 지옥 같은 10대가 지나

끊임없이 일만 해야 했던 고통스러운 20대를 보냈다.

'초년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마음으로 버텨왔고, 30대는 다를 거라 확신했지만,

30대에도 고통과 힘듦의 반복이었다.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될 줄 알았던 40대의 시작은 빚을 갚는 결혼으로 시작되었다.

나는 평범한 삶을 살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평범하게 살기를 간절히 원했다.

열심히 살아온 이유일까? 나의 간절함은 조금씩 이뤄져 갔다.



첫 번째 변화는 '가정의 안정'이었다.


두 번째 아빠를 만나면서 삶이 점차 평범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삶의 안정을 찾게 되었다.

더 이상 집에서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었고,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덜덜 떨지 않아도 되었다.


가장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들이 우리 가족에게는 모든 게 공포였다.

더 이상 채무로 인한 전화기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집으로 찾아오는 초인종 소리에 놀라지 않아도 되었다.

아빠랑 처음 같이 살게 되었을 때 나는 계속 확인했었다.


'집이 왜 이렇게 조용하지?'

'이래도 되는 거지?'

'나 편하게 있어도 되는 거지?'


한해 두 해가 지나고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았다.

집에 있는 게 즐거워졌다.


지금의 남편을 선택한 것도 지금의 아빠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었다.

조용하고, 날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면이 참 좋았다.



두 번째 변화로는 나의 '마음가짐과 감사'다.


엄마의 재혼 이후로 우리 가족은 다시 같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의 사업위기와 반복되는 실패로 늘 경제난에 시달렸다.

결국 아빠는 계속되는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셨다.


나와 내 동생은 성인이 된 이후로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20대 초반, 엄마가 운영했던 사우나에서 일을 하며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30대 중반에 사업을 접고 나서야 처음으로 주말에 쉴 수 있었다.


사업을 정리하고 한두 달 정도 집에 있으면서 불안해졌다.

가지고 있는 돈도 없었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했다.

남들처럼 집에서 쉬고 싶었다.

TV에서 보면 몇 년 동안 집에서 칩거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사람들은 나보다 상황이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밀린 카드값을 갚아야 했다.

20살 때부터 주말도, 휴가도, 연휴도 없이 일한 나 자신을 돌아보니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 자신이 부끄럽고 초라해 보였다.

화가 났고, 다시 돈을 벌고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부동산과 금융투자였다.

인터넷에 부동산과 금융투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돈을 벌기 전에 경제를 알아야 하고, 그전에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했다.


서른 중반이 넘도록 나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사업 한번 해봤다고, 장사 좀 해봤다고 자만했던 그 모습이 다였다.

나는 경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

그때부터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시작하고 경제방송과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침저녁으로 명상을 하며 알아차리기를 통해 마음 훈련을 하며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운동을 시작하며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체력도 키워나갔다.

현재도 꾸준히 공부를 하며 투자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삶과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이러한 삶이 누군가는 오히려 평범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내가 원했던 평범한 삶이다.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나의 평범한 삶에 대한 두려움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평범한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하지만 나에게 평범한 삶이란 무엇일까?

평범한 삶이란, 경제적 안정과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나 내게 평범함은 결코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때론 그 평범함이 두렵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항상 고통과 슬픔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의 불안정 속에서 나의 평범함은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모양새였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평범한 삶이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나는 내 나름대로의 평범함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삶을 진정으로 의미 있게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이 두렵거나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 각자는 자신의 방식대로 평범함을 찾아갈 수 있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자신에게 맞는 평범함을 찾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 불안정한 삶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삶의 고난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각자의 방식대로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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