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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Mar 24. 2016

30살의 나

일상, 사랑 그리고 미래


  "남자는 그 여자다 싶으면, 그 여자가 바다 한 가운데 있어도, 뗏목을 타든 헤엄을 치든 어떻게든 만나러 갈 거다."


  내겐 친언니와 다를 바 없는 외사촌언니들이 있는데 우린 가끔씩 만나 집밥을 먹거나 맛집투어를 하면서 수다를 떤다.

  나랑 제일 나이 차이가 안 나는 막내언니가 8살 차이고, 둘째언니랑은 띠동갑, 그리고 첫째언니는 18살 차이가 난다.(내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산부인과로 달려와서 날 봤다고했다.)


  재작년 한국에 돌아와서 세 언니들과 만나 묵혀둔 수다를 떨다 결혼과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둘째 사촌언니가 반찬을 집어먹다가 덤덤하게 말했다.


  "남자는 그 여자다 싶으면, 그 여자가 바다 한 가운데 있어도, 뗏목을 타든 헤엄을 치든 어떻게든 만나러 갈 거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섬뜩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기분이었다.


  둘째언니의 말을 잊고 지내다 오늘 썸남과의 문자 도중에 그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는 지지난주 토요일에 멀리서 날 보러 부산까지 왔었다. 만나기 전까지 대화는 많이 했었지만 얼굴을 보고 만난 건 그게 처음이었다. 그렇게 만나고 며칠 후 이번 주 토요일에 만나자는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오늘 문자를 보니 그가 어떻게 할 지 확실히 모르겠다.


  '네가 만나러 갈 수 있잖아?!'


  흠, 지금 내 상황이 그렇지 못한데다 만나러 갈 정도로 그의 매력에 빠진 상태는 아니다.


  물길, 불길 안 가리고 만나러 올 정도로 적극적인 남자에게 어떤 여자가 안 넘어가겠나?! 돌부처가 아닌 이상에.

  하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그만한 여자가 되어야하는 거다. 바닷물에 빠져서라도 만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아~ 결혼한 여자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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