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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Apr 05. 2021

책 리뷰- {천년의그림여행}

<다빈치 코드> 논쟁 그림에 대한 告察

저자-스테파노 추피

역사-서현주, 이화진, 주은정

출판 -2009년   page -380


올 초에 참 특별한 책을 만났다.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작은 전시장이라고나 할까? 명화작품으로 빼곡히 채워진 그런 특별한 전시관 <천년의 그림여행>이다. 서양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그림들을 알기 쉽게 해설한 책이다. 서기 1000년부터 현재까지 300여 명의 화가 800여 점의 작품이 풍부한 해설과 함께 실린 미술관 같은 책이다.


시작과 끝이 거의 한 시대에 그려진 작품이라 해도 믿을 만큼 천년의 세월은 그리 길지 않아 보였다. 연도별로 작가들의 작품과 해설들을 적어 놓아  누구나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 집에 한 권씩 비치해 놓는다면 미술 숙제를 할 때나 작품 감상할 때 많은 도움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한 때 뜨겁게 달구었던 댄 브라운의 <다비치 코드>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꽤 오랜 기간 머물렀던 책이다. 거기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의 명화들이 나온다. 책을 읽으며 그림을 감상하고 작품 해설을 읽으니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 그래서 소설에서 문제가 되었던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암굴의 성모>의 순으로 살펴볼까 한다.


 <다빈치 코드> 소설에 따르면 예수의 오른쪽 옆에 앉아 있는 인물이 예수와 결혼한  마리아 막달레나라고 주장한다. 수염이 없는 갸름한 얼굴, 흰 피부와 긴 머리가 여성으로 착각할 만하다. 더욱이 예수는 붉은 겉옷에 푸른 망토를 걸쳤고 마리아 막달레나는 푸른 망토에  붉은 망토를 두르고 있어서 잘 어울리는 한 쌍으로 보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마리아 막달레나를 그려 놓음으로써 기독교가 예수의 결혼을 위해  여성성을 철저히 배제해 왔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려 했다. (주장)


그러나 논쟁 핵심의 여성처럼 보이는 이 인물은 사도 요한이다. 12명의 제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미소년이었으며 예수의 사랑을 특별히 받아 최후의 만찬 다른 화가 그림에서도 언제나 예수의 옆자리에 앉는 것으로 묘사된다. 인터넷 백과사전에 따르면 최후의 만찬은  벽화 상당 부분이 훼손돼 성별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인물이 입고 있는 옷이 남성복이다. 만약 그가 마리아라면 남자는 11명밖에 안 남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여러 장의 사전 스케치에도 여성의 얼굴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소설적인 상상력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반증)


이 인물의 오른쪽 옆에 앉아 말을 걸고 있는 인물은 베드로다. 그는 마리아 막달레나를 위협해 몸을 기대며 손을 마치 칼날처럼 펴서 그녀의 목에 들이대고 있다. 다빈치 코드는 이를 예수가 자신의 후계자로 마리아를 지명한데 대해 베드로가 반발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주장)


 그렇다면 베드로의 모습은 어떻게 해석될까? 대체적으로 성질 급한 베드로가 예수의 말이

떨어지자 “ 배신자가 누구냐”라고 요한에게 묻는 모습이 위협을 가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손을 목에 댄 것이 아니라 귓속말을 하기 위해 어깨를 잡은 것이다. (반증)


그림 왼편 제자들 사이에 불쑥 나온 단검을 들고 있는 손이 누구의 것이냐 하는 점도  논란거리, 다빈치 코드는 이에 대해 ‘익명의 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해부학적 지식이 풍부했고 누구보다 인체 묘사가 정확하기로 이름이 났는데 이 손은 너무나 어색한 위치에 그려져 있다. (주장)


 익명의 손은 베드로의 손이라는 게 전통적인 견해다. 물론 구도가 어색하긴 하지만  이는 단검이 아니라 식사에 쓰였던 나이프였다. 예수가 체포되기 직전 베드로가 대사제의

종인 말 코스의 오른쪽 귀를 칼로 자르는데 그림이 이를 암시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50여 년 후 바사노 자코포가 그린 ‘ 최후의 만찬 ’에서도 베드로는 칼을 쥐고 있다. (반증)


 불후의 명작에도 불구하고 <모나리자> 그림은 고작 가로 53, 세로 79센티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루브르 박불관의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포스터보다 작다.  그녀는 5센티미터 두께의 보호용 유리벽에 둘러싸여 전용 관람용 북서쪽 벽에 걸려 있다.  포플러 나무판 위에 그려진 모나리자의 우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스푸마토 기법의  대가이던 다빈치의 능력 덕분이다. 이 기법에서 형상은 증기처럼 사라진다.  모나리자 그림이 유명한 것은 간단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녀를 자기의 가장 뛰어난  업적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는 곳마다 그림을 가지고 다니며 여성의 아름다움을 가장 기품 있게 표현한 그녀와 떨어져 있기 싫어서라고 대답한 것이다. 모나리자의 얼굴 뒤에 있는 배경은 왼쪽의 수평선을 오른쪽보다 낮게 그렸다. 소설에 의하면 왼쪽이 여자, 오른쪽이 남자라 생각한 다빈치가 왼쪽에서 보이는 모나리자를 더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살짝 장난을 쳤다고 한다. 그리고 모나리자의 이름이 남성신(AMON)과 여성신(L'ISA)을 합친 아나그램 이라면서 모습 또한 남녀 모두를 나타내는 양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다빈치의 작은 비밀이며 모나리자가 뭔가 알고 있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유라는 것이다. <다빈치 코드, 1권 26장 중에서>


 <암굴의 성모>의 그림에는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로 보이는 갓난애를 팔에 두르고  앉아  있다. 마리아의 맞은편에는 우리엘이 앉아 있는데, 마찬가지로 아기 요한과 함께다. 예수가 요한을 축복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그림에서 예수를 축복하는 것은 요한이다.  그리고 예수는 자기의 권위를 양도하고 있다. 더욱 심란한 것은 마리아가 아기 요한의 머리에 한 손을 높이 들고 있는 것이다. 마치 독수리의 발톱처럼 보이는 마리아의 손가락들은  보이지 않는 머리를 쥐고 있는 것처럼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분명하고 놀라운 이미지는 마리아의 손 같은 발톱에 잡힌 보이지 않는 머리를 자르는 것처럼 말이다. (다빈치 코드, 1권 32장 중에서)


 50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빈치의 그림이 한 권의 책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독교 신앙과 맞물려 아직도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무수한 억측만 낳고 있으니 이를 어찌하랴. 다만 댄 브라운처럼 사물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준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픽션이 이처럼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데는 철저한 그의 작품 분석과  실존의 인물들을 끌어들인데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사실에 근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 나오는 모든 것을 그 누구도 긍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빈치 코드>의 소설에서처럼 그림에도 이렇게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으니 여러 시각에서 그림을 감상한다면 유익할 것이라 생각해 본다. <천년의 그림 여행>을 통해 명화들을 자주 감상하고 해설을 읽으며  좀 더 깊이 있게 그림 여행하는 태도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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