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도 감사
날 구원하신 주 감사 모든 것 주심 감사
지난 추억 인해 감사 주 내 곁에 계시네
향기로운 봄철에 감사 외로운 가을날 감사
사라진 눈물도 감사 나의 영혼 평안해
응답하신 기도 감사 거절하신 것 감사
헤쳐 나온 풍랑 감사 모든 것 채우시네
아픔과 기쁨도 감사 절망 중 위로 감사
측량 못할 은혜 감사 크신 사랑 감사해
길가에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 감사
따스한 따스한 가정 희망 주신 것 감사
기쁨과 슬픔도 감사 하늘 평안을 감사
내일의 희망을 감사 영원토록 감사해
고용량 항암 주사를 맞고 친정에 누워있을 때 이종사촌인 옥선이 언니가 악보를 복사해 가지고 와서 같이 부른 찬양곡이다. 원래 알던 노래였지만 그런 상황에서 부르니 감사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깨달아져 울면서 노래했다.
일기 발췌_2010년 5월 24일 화요일
갈수록 정신이 맑아진다. 옥선이 언니가 복사해서 갖다 준 <감사 찬송>이 너무 좋아서 반복해서 불렀다. 옥선 언니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그 신앙이 순수하고 진실하다.
내일은 조혈모세포 채취를 위해 입원한다.
일기 발췌_2010년 5월 31일 월요일 입원 5일째
지난 27일에 입원했는데 열이 오르락내리락하여 조혈모세포 채취가 계속 미루어졌다. 어젯밤도 37도 4부까지 올랐으니 열이 완전히 잡힌 것은 아니다. 호중구 수치가 어제까지도 0이었다 한다. 이 수치가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 정상수치에 도달하면 조혈모세포를 채집할 준비가 된 것이라 한다. 민교수는 오늘쯤 정상수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난 반신반의한다.
하지만 1인실인 면역실에서 편하고 조용하게 지낼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호중구 수치가 낮은 현재는 입원비가 급여로 산정되지만 수치가 올라가면 다시 비급여로 전환된다.
일기 발췌_2010년 6월 5일 토요일 맑음
앞으로도 지금처럼 통증 없이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남편의 몸이 심상치 않다. 병원에 갈 시간조차도 없다고 했다. 다음 주엔 남편을 챙겨야겠다.
앞으로 열흘이다. 수술을 할지 여부와, 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를 열흘 안에 결정해야 한다.
일기 발췌_2010년 6월 6일 일요일 맑음
예솔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울수록 우리 가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연민은 더 크다. 그러나 주님은 예솔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나를 꼼짝없이 예솔이 옆에 묶어두신 것 같다. 예솔이 인생에 요즘처럼 행복한 시절은 없었을 것이다. 엄마가 공부니 상담이니 하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곁에만 있어주니까 말이다.
일기 발췌_2010년 6월 7일 월요일 맑음
병원에서 아침 5시에 채혈하던 것이 습관이 되어 일찍 눈이 떠진다. 친정이었다면 벌써 일어나서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왔을 것이다.
교회의 이민재 자매가 나의 민머리를 가릴 수 있는 두건을 사서 방문했다. 어제 예배 시간에 내 뒷자리에 앉아 내 머리를 보고는 측은했던 모양이다. 덕분에 외출용으로 써도 좋을 만한 두건과 모자가 도합 3개가 되었다. 민재 자매는 내게 “이집사님은 하나님과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소중한 분이란 걸 잊지 마세요.”라는 문자를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