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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을 접시에 담았어요

엄마 나 30마리 먹을래요

by 글날 스케치MOON

얼마전 추석에 함께한 동해안 여행지에서 새우회를 몹시도 먹고 싶어했던 아들.

지난 주문진항에서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주말에 수산시장으로 향했다.

동해에서는 냉동새우만 있었는데 서울에 오니 수조에서 수십마리의 생새우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이곳 서울은 새우가 아주 풍년이구나.

우리 아들 실컷 먹을수 있겠네.

생새우 10만원어치를 샀더니 대략 70마리의 생새우가 담겼다.

자, 아들아!

엄마가 새우를 넉넉히 사왔으니 이제 요리를 시작해 볼까??

일단 니가 새우를 좀 손질해 보려무나.


가장 먼저 조리방법에 따라서 새우수량을 조절했다.

회로 먹을 생새우 20마리, 스팀에 찐 새우15마리, 에어프라이에 구운 새우 15마리, 그리고 나머지는 간장에 넣은 새우장까지 총 4가지의 새우요리를 계획하여 시작!


"엄마! 새우가 진짜 살아있어 얘네들 씻기는데 자꾸 움직이는데? 우하하하"

너... 진짜 재밌나보구나.

실컷 먹을 생각에 즐거워하는 아들.

살아있는 녀석들이니 아주 싱싱하단다.

물론 회로 먹어도 되지만 날새우로 너무 많이 먹으면 탈날수도 있으니 일부는 익혀서도 먹자.


일단 날카로운 머리따고, 껍질까지 까두면 조금 더 먹기 편하겠지?

새우입술에 날카로운 가시같은게 있으니 찔리지 않게 조심해~!


이번엔 에어프라이기에 구워봅시다.

에어프라이어는 시간이 좀더 걸리겠지만 일부는 스팀에도 쪄야하니 두가지를 동시에 샤샤샥 해보자구나.

오우, 글라스라서 내용물이 익어가는게 잘 보이네.

새우의 불긋한 색이 참 고운빛깔로 변했다.

가지런하게 잘 놔서 골고루 잘 익겠어.


이번에는 스팀에 올려서 쪄보자.

스팀은 물이 빨리 끓기때문에 좀더 빠르게 익을꺼야.

한번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익혀봐.

아들아 오늘밤은 시간도 길단다

어때? 잘 익었어?


“엄마!

새우회 다 준비됬어요. 어때요?

제 마음을 담았어요.“

아들아 엄마 감동해서 눈물나겠어


자, 요리에 애쓴 우리가족 한잔하자!

별친구도 수고 많았어요.


어우 와

어머나 세상에

와, 새우 진짜 너무 맛있는데?


아까 새우 익어가는 동안 만들어둔 새우장소스

간장, 물, 설탕, 월계수입, 통후추, 고추...

잘 끓여서 식혀둔 양념간장을 새우에 넣어 냉장숙성하면 끝.

아들아,

새우장도 참 맛있다.


사랑하는 아들아.

요리에 정성을 쏟아준 너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건강한 음식, 감동스러운 음식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어서 마음이 아주 뜨거워.

엄마가 때로는 짖궂게 하고 잔소리도 많이 하지만, 너에 대한 내 사랑이 넘쳐서 그렇게 나오는거야.

그래도 잘 따라와주고 또 수용해줘서 고맙다.

너에게 뭐든 다 해주는 베품이 많은 엄마이기 보다는 너의 인생에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알려줄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줄께.

엄마도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아.

엄마가 모르는 건 같이 찾아봐 줄테니 우리 같이 서로 방법을 잘 찾아보자.


잘 커주고 있어서,

항상 우리를 믿고 잘 따라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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