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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에다 Oct 23. 2021

깐부 할아버지의 진심

아름다운 말에 대하여

며칠 전 유재석이 진행하는 한 TV 프로그램에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던 오영수 배우가 나왔습니다. 오 배우의 말은 프로그램이 끝난 지 며칠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입에, 글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의 인터뷰 중 몇 가지를 담아 보았습니다.

유재석: "유명해진 기분이 어떠신지?"

오영수: "붕뜬 기분이고, 지금은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유재석: "고민이 많은 젊은이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오영수: "우리 사회가 1등이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가고 있어요.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한테 이겼잖아요. 다 승자예요. 진정한 승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면서 내공을 갖고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승자가 아닌가 생각해요.

유재석: "고민은 없으세요?'

오영수: "특별한 고민은 없고, 염려가 있다면 가족과 함께 잘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이 바람이죠. 욕심은 내지 않고 사니까. 적든 크든 살면서 많이 받아왔잖아요. 이제는 받았던 모든 걸 남겨주고 싶은 생각이죠. 산속에 꽃이 있으면 젊을 땐 꺾어갔잖아요. 내 나이쯤 되면 그냥 놓고 오죠. 그리고 다시 가서 보죠. 그게 인생과 마찬가지예요. 있는 그대로 놔두는 거. 그게 쉽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58년간 꾸준히 배우 생활을 해오며 이제야 이름과 얼굴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는데, '이럴 때일수록 자제심을 가지려고 한다는 그의 말, 그리고 다른 욕심은 없고 가족과 보내는 소소한 일상들이 행복이라는 그의 말에서 가슴 깊숙한 곳에서 존경심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모두를 승자로 만들어 준 그의 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멈추지 않고 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야'라는 토닥임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렇게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귀가 아닌 가슴으로 전해졌는데요. 같은 내용의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전해 지는 건. 단순히 그 사람의 목소리가 좋아서, 말을 잘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삶을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가 목소리, 표정,  말하는 내용과 조화를 이루었을 때 우리는 그의 말에 더 감동을 받는 것 가습니다.


그는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라는 말입니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름다운 두 분을 만나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의 인터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름다움'의 정의는 각자 마음속에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누구나 꺼낼 수 있고요. 방법은 각자 다르겠지만 '아름다움'을 꺼내고 싶다는 그 마음이 시작이 되어 줄 것입니다. 저는 그 아름다움을 만나기 위해 매일 목소리를 내어 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말을 입에 담아 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당신 안의 아름다움을 꺼내어 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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