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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에다 Oct 17. 2021

소리의 온도

당산의 목소리가 마음의 온도를 높여줍니다.


 일요일 새벽 5시, 아이들과 내편이 아직 잠들어 있는 사이 잠깐 사무실에 나왔습니다. 오늘은 온전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 그전에 나를 위한 시간을 잠깐이라도 갖고 싶었던 마음에서였는데요. 사무실로 오는 동안 코끝을 시큰하게 하고 몸을 떨게 하는 차가운 공기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무실에 도착해, 커피 한잔을 옆에 두고, 노트북을 펼쳤습니다. 가장 먼저 날씨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17년만, '10월 한파 주의보'


"와.. 10월에도 한파라니.."내 입에서 저절로 이 말이 새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한파'의 뜻이 궁금해져 초록창에 검색해 보았습니다..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한파 경보가 내려진다 '라고 적혀 있더군요.

'한파'하면 떠올랐던 '영하'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절대적인 값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같은 '한파 주의보'가 내려졌어도 한겨울과 지금은 기온이 다른 것이지요.


 분명 지금은 영상의 기온인데도, 한겨울의 한파만큼 춥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뜨거운 여름과 차가운 겨울 사이, 딱 좋은 이 온도에 조금 더 머물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가 '가을'이라 이름 붙인 이 시간들은 지난해의 '가을'과 다르고, 어제의 '가을'과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기온도 속도도..



 이 시간을 즐기기 위해 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집에 가면 아이들과 함께 옷장을 먼저 정리하고, 두툼한 겨울 옷을 미리 꺼내 놓아야겠습니다. 그리고 "10월인데 왜 이렇게 추워"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면 "추울 수 있지"라는 말로 답을 해주려고 합니다.


 몸으로 전해지는 추위도 사람마다 다를 텐데, 마음으로 느끼는 추위는 또 얼마나 다를까요? 어떤 사람은 작은 바람이 태풍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따뜻한 햇빛에서 조차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어 서늘함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럴 때 두꺼운 옷을 챙겨 입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따뜻한 옷을 입혀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그럴 때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내 목소리로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어 줍니다. “많이 힘들었지, 이해해.", "이게 최선이었어",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라고요. 마음의 온도가 떨어질 때“오늘은 그런 날이구나” “지금 내 마음이 그렇구나”하며 스스로를 이해해 준다면, 아무리 거친 한파가 몰아쳐도 마음의 온도는 조금은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을 쓰는 지금, 나에게 말을 건네봅니다. "윤경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난 널 믿어"

당신은 어떤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어 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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