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특별히 사랑해 달라

by 낮의 그늘



이거, 자기한테만 몰래 주는 거야.


붕어빵 노점의 사장님은 그렇게 속삭이며 빵빵한 종이봉투를 비닐봉지에 밀어 넣고 성급히 내 손가락에 그것을 걸어주었다. 그리고는 뒤돌아 붕어빵 재료를 정비하는 남사장님 몰래 내 등을 마구 떠밀기 시작한다.


어, 어어. 입에서 멍청한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그는 완강했고 결국 몇 발자국 떨어진 발치에서 우리는 이별한 연인마냥 아련한 눈빛을 주고받아야 했다.


사장님... 이거 왜 주시는 거예요?




3마리에 1천 원 하는 붕어빵을 2천 원어치 샀을 뿐인데 손에 들린 붕어빵의 무게는 6개를 훨씬 웃돌고 있었다. 나는 비닐봉지 안의 붕어빵이 식지 않도록 그것을 롱 패딩 안에 숨겨 들고 걸음을 재촉했다. 자기한테만 몰래 주는 거야. 그 목소리가 자꾸만 반복 재생되었다. 누군가에게 특별 취급을 받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했다.




특별 취급이라는 단어조차 너무 낯설다.

‘특별’을 소망하지 않게 된 것이 몇 년 전부터였더라?


세상은 잔인하고 건조해서 온기를 구하기 어렵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요구하는 것은 독이 된다는 사실을 너무 빨리 깨닫는다. 하고 싶은 말을 꾸역꾸역 삼키고 평범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


까딱하면 보통의 것마저 놓치기 십상인 현실에서 하물며 특별을 바라다니. 당치도 않은 짓이다. 그렇게 애써 스스로를 보통의 굴레에 밀어 넣고 바랄 것을 바라야지, 소망을 차단한다. 어느 초등학생의 말마따나 그건 공주병이다. 병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찬바람에 식어가는 붕어빵을 손에 쥐고 생각해보자니 특별은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었다.


특별이란 내게만 몰래 주어진 천 원어치 붕어빵이다. 또는 아빠가 꼬깃꼬깃 구겨진 지폐를 동생 몰래 손에 쥐어주며 오늘 고마웠어,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짧은 만남 동안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두고 이야기하는 내 눈을 바라봐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특별취급을 소망한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양보하며 살아왔나.


받아 마땅한 그것이 가지는 무게에 비해 내어 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네 번째에 집어 든 붕어빵은 달짝지근한 슈크림이 빵빵하게 들어있었고 나는 내일 누군가를 특별히 사랑해주기 위한 방안을 궁리한다. 이거, 너한테만 특별히 주는 거야. 그렇게 내가 배운 위로를 건네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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