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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쉬어라!

by 소서

"먹고 살기 힘들다", "돈 벌기 힘들다"라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먹고 사는 일은 결국 생존을 위한 행위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그 일에 쏟아붓는다. 그렇게 보면 일은 지극히 현실적인 영역에 가까울 것.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영역만큼 인간의 감정을 마구 헤집고 할퀴는 게 없다.


마치 돈을 벌기 위해선 지뢰밭을 건너야하는 것마냥, 일할 때 마주하게 되는 빌런은 왜 이렇게 많은 것인지 나를 시험하는 것 같은 순간도 꼭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 순간엔 영화 <하녀>에서 나이든 하녀 병식이 말했듯 "아더메치"라고 속으로 씹어대며 그 순간을 견뎌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지만 어찌됐든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다채로운 감정이야말로 먹고 사는 '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숭고한 것일지도 모른다. 가치 있게 여겨지는 것들 가운데 고통 없이 만들어진 것은 찾아보기 어려우니까. 누군가의 서사가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는 이유 또한, 영광에 이르기까지 그가 겪은 무수한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기 때문인 것처럼 일도 그런 영역에 속하는 것일 테다.


그렇게 길고 긴 수고로움과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끝내 삼킬 수밖에 없던 울분과 버겁게 느껴지는 책임감을 견뎌냈기에 그만큼의 성취와 보상으로 돌려받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 감정의 무게를 버텨내는 순간들이 쌓여 삶을 이루고 한 단계 성장시키는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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