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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도 집이 있는데 나는 왜

by 소서

“오징어도 집이 있는데”라는 농담에 울컥하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 말이 인간 본연의 외로움을 건드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를 버티며 살지만, 속으로는 마음을 내려놔도 괜찮을 만한 자리를 끊임없이 찾고 있으니까.


그렇게 보면 집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공간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사랑하는 이에게 집이 되어달라는 구애는-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안도하게 되는 그런 사람에게만 건넬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차트 역주행한 디핵(D-Hack)의 ‘오하요 마이 나잇’(Ohayo My Night) 라이브 2-46 screenshot.png 디핵(D-Hack)의 ‘오하요 마이 나잇’(Ohayo My Night) 라이브
차트 역주행한 디핵(D-Hack)의 ‘오하요 마이 나잇’(Ohayo My Night) 라이브 2-49 screenshot.png


그러다 문득 생각하게 된다. 끝내 누가 내 집이 되어줄까. 나는 누구의 집이 되어줄까. 그렇게 보면 ‘집 없는 사람들’이라는 말은 결국 ‘짝 없는 사람들’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안착할 곳을 찾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떠도는 마음들. 그 마음의 이름이 바로 외로움일 테다.


하지만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내가 머무를 집 한 채쯤은, 그런 사람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이미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짝사랑의 실패에 상심하고 있을 즈음 또다른 누군가가 손을 내민 것처럼. 드라마 속 이문세의 내레이션처럼 “당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당신을 좋아했노라고” 속삭이면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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