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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Feb 04. 2020

꼬랑지의 역습-RNA 신종 코로나

[POEM &  PEOPLE]


꼬랑지의 역습

-RNA 신종 코로나 


 기청(시인)



마냥 자애롭던

그 모성(母性)의 너른 바다 

생태의 그물 맨 아래

반란의 RNA 신종 코로나

꼬랑지의 역습인가


새들 지저귀는 노래로

훈풍에 실려오는 영혼의 목소리 

달래고 감싸주던 모성, 자연의

너그러움, 그 무량의 자비가

마침내

서릿 달 비수(匕首)를 물고

등 돌리고 돌아섰나


땅과 하늘, 낮과 밤이 닫히고

너와 나, 오늘과 

내일이 닫혀 시공간이 

고립되었다


거만한 차이나의 거대도시, 

우한이 고립되고 마침내

우환(憂患)의 공포가 뒤덮어 

세상 구석구석


도시와 도시, 먼 외계 행성처럼 

마음과 마음, 빗장을 닫아거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에도 

걱정하지 말라는


잠꼬대 같은 소리

오만의 차이나, 눈치 살피며

빗장을 닫았다 풀었다 하는 사이, 

너와 우리 마음과 

마음이 닫혔다. 

    

마냥 베풀기만 하던

그 자애로운 자연의 모성

마침내


생태의 그물 맨 꼭대기,

살육과 적의(敵意) 흔들어 깨우는 

꼬랑지의 역습,


출전/ 미발표 신작


//////// 窓과 槍 ////////////


생태계 맨 꼬랑지에서부터 반란이 시작된 것인가?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가 세계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공포의 위기로 떠올랐다.

아직까지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에이즈’나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모두 RNA 바이러스가 주범이다. 이는 DNA로 나온 짧은 한 줄기 유전정보를 단백질인 ‘캡시드’가 감싸고 있는 구조를 띤다. 바이러스 속에 있는 핵산의 특성에 따라 DNA바이러스와 RNA바이러스로 구분한다는데-- 

 ****

이 신종 바이러스는 세포질이 없어 독자적으로 대사나 증식을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러스는 동물이나 식물, 사람을 숙주로 삼고 이 과정에서 박쥐⋅침팬지⋅조류 등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계의 맨 꼭대기에 놓이는 인류가 맨 아래 신종 바이러스의 위협을 받고 있다.

자연은 무한한 포용과 인내로 인류에게 베풀기만 했다. 그것은 위대한 모성의 발현이지만 인류는 이를 배반했다. 탐욕과 적의와 살육으로 자연의 역습을 자초한 것이다. 

 ****

이 와중에도 정부가 시진핑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중국 여행지 철수 권고를 발표했다가(중국 항의에) 얼마 안 되어 취소하는 해프닝을 보이는 등 오락가락 우왕좌왕하니 문 지지도가 날로 고공 하강할 수밖에. 

더 한심한 것은 새총리가 국민의 생명이 걸린 다급한 문제보다 자신의 정치에 더 매달린다고, 제사보다 젯밥에 눈이 먼 건지, 이를 눈치 챈 문파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고 있다니, 국회 수장까지 하고서 총리로 간 본색이 대권 노림수 였다니.

 ****

국민은 고달프다. ‘국민노릇‘하기도 지쳤다. 경제 불안 안보불안 일자리 불안에 신종 바이러스 공포까지-- 갈수록 태산이다.

언젠가 본 SF재난 영화가 스물 스물 현실이 된다. 우리 모두 재난 영화의 등장인물이 되었다.  너와 나, 마음과 마음이 먼 외계 행성처럼 멀어지고 닫혔다.  

(글-청사, 시인 양심의 소리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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