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 May 19. 2022

회사 생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처음 콘셉트가 중요하다

 나름대로 회사생활을 오래 하고 여러 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회사생활 잘(x), 못(x) 둘 다 아니고 그냥 하는 법. 딱히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그렇다고 피해를 입지도 않는 무난하고 평탄한 회사 생활하기를 원하는 분들께 나름의 꿀팁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회사라는 공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힘들고 지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심리적인 요인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원해서 이 자리에 앉아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앉아있다면 회사 자체가 스트레스일 것.


 그런데 이렇게 회사라는 공간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인데 여기에 온갖 업무들과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정말 힘들고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순간들이 많이 있었고 사실 입 밖으로 그만둔다는 말도 많이 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말을 뱉고 나면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그만두는 수순을 밟아왔는데, 일도 잘 못하고 실수도 많은데 절대 잘리지 않고 오래 살아남는 사람들과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고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회사생활을 어떻게 해야 편할까, 이건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 콘셉트로 정해진다는 것. 물론 들어가자마자 내가 정한 콘셉트대로 바로 행동하라는 것은 아니다. 먼저는 회사의 분위기와 다른 사람들의 행동 분석을 어느 정도 초창기에 하고 나서 내가 앞으로 이 회사에서 어떤 사람으로 다닐 것인지 콘셉트를 정하는 것이 좋다. 그냥 내 모습 그대로 회사를 다녀도 되긴 하지만 확실히 좀 더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긴 하는 것 같다.





 일단은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만났던 유형들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내로남불 유형. 이 유형은 내가 쉬고 내가 졸고 내가 노는 것은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참지 못하는 스타일. 이 유형의 사람은 남일에 사사건건 참견을 하고 뒤에서 사람들을 선동하며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어필한다. 도대체 뭐가 힘들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괜히 엮이기 싫으니까 사람들이 잘 건드리지 않게 된다.


 적반하장 유형도 있었다. 이 유형은 지각을 밥먹듯이 하고, 점심시간에 늦게 들어오며 조퇴를 하는 횟수도 잦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다른 팀원들이 이야기를 꺼내거나 상사분들이 말하면 오히려 집이 멀고, 일이 있고 아픈데 내가 어떡하냐며 오히려 자기가 화를 냈다. 그리고 실수도 정말 많았었는데 자잘한 실수는 일상이고 큰 실수도 많이 했다. 광고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게 지금까지 등록했던 광고 소재들인데, 이게 누적되면서 잘됐던 소재를 off 했다가 다시 on 하기도 하고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데 지금까지 열심히 등록한 이 소재들을 전체 삭제를 해버린 적이 있었다. 모두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아무것도 못하고 무슨 일이냐며 벙쩌있는데 이 사람이 오히려 짜증 난다면서 너무 화를 내니까 정작 화를 내야 될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유형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자신의 할 일만 하고 남들의 대화에 끼지 않으며 뭔가 튀는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이 유형은 출근시간도 아주 일찍 온다거나 늦지도 않고 적당히 시간에 맞춰서 오고 일을 할 때도 일을 미루거나 놀거나 하지 않고 적당히 일을 하며 남들이 대화를 할 때에도 조용히 듣기만 하면서 대화에 들어와서 같이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지 않는다. 아무도 이 사람에 대해서 좋은 평가나 안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


 열정 부자형도 있다. 자신이 하는 업무에 있어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면서 집에서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회사에 와서는 공부한 내용을 적용해서 또 다른 것을 테스트해보고 찾아본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면서 주변 팀원들과 이 생각에 대해서 나눈다. 그리고 회의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아주 좋아한다. 사실 이 유형이 팀에 함께 있으면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생기가 돌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으로는 살짝 피곤하다는 것이 있다. 대신 성과는 잘 나올 수 있으니 이 부분 또한 강점.

 

 




 이 밖에도 여러 유형들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과 유형들을 만나고 같이 일하면서 느낀 것은 대표적으로 회사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유형이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는 것. 건드리고 싶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 되거나, 조용히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해서 건드릴 필요나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근데 전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유형이다 보니까 후자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나 나 자신을 위해서도 훨씬 좋은 선택지일듯하다.


 그리고 회사생활을 많이 안 해본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회사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너무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거나 지나치게 높은 친분을 쌓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잘 어울리고 각자 일을 열심히 하는 긍정적인 상황도 물론 있긴 하겠지만, 회사는 어쨌든 공적인 공간이다 보니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지내는 것이 이득이다. 친분을 이용해서 자신을 일을 대신해주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잘못된 것도 적당히 넘어가 주길 바라는 식의 불편함이 같이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남남처럼 완전 선을 그으라는 것은 아니다. 사적인 이야기를 할 때나 이런 때는 적당히 어울려도 괜찮지만 일을 할 때만큼은 어느 정도의 거리와 선이 지켜질 수 있게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


 처음 내가 그들에게 보여줬던 나의 이미지가 있는데 갑자기 여기에서 바뀌게 되면 그것 때문에 회사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모습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처음 콘셉트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느끼고 경험한 바에 의한 회사생활 편하게 하는 방법은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내 할 일을 조용히 잘 해내고 크게 튀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방법에는 모순이 있다. 방법은 알고 있지만 내 성격상 이게 안된다는 것....ㅎㅎ


 그래서 여전히 나는 불편하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좋은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고 싶고 누군가 하는 대화에 내가 관심 있는 주제 거나 재밌으면 끼어들고 싶고, 부당한 대우는 참지 못해서 자주 화를 내고 부딪히기도 한다. 그리고 재미없는 회사생활은 딱 질색이라서 가만히 있질 못한다. 언젠가는 회사생활을 청산하고 회사를 위해서 회사의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마친다.

이전 03화 스타트업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한다는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