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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Jun 06. 2022

관계 정리

마음 정리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것을 맺게 된다. 그 가운데에서 정말 좋은 사람과 인연을 만날 수도 있지만, 나와 너무 다르고 날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사람대 사람으로 만나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누구 하나 갑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대방의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고 자신만 중요하게 생각한다거나 자신이 갑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을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우리는 항상 동등한 입장에서 같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이라면 관계를 이어나갈 필요도 느끼지 못할뿐더러 그러고 싶지가 않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예전의 나는 사람들을 정말 좋아했고 그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상처받는 그 관계 속에서도 그들을 정리하지 못했고 더욱더 그 관계에 매달리면서 나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다. 나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내가 자신을 좋아하고 잘해주는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참 많았다. 이러한 사실들은 나의 자존감을 자꾸만 갉아먹기도 했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음에도 날 외롭게 만들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었으며, 누군가 나에게 베푸는 작은 친절마저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상처받을 내가 너무 불쌍하기도 했고 두려웠다. 내가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을 주는 순간 더 멀어질 것만 같았다.


 날 힘들게 하고 지치게하는 관계는 이어나가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는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정말 아닌 관계라면 정리가 필요하기도 한 것인데… 관계를 정리한다는 것은 결국은 나의 마음을 정리해야지만 가능한 일이기에 내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랫동안 이어온 관계라면 더더욱 이 관계를 끝내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물론 지금도 쉽지만은 않다. 예전의 나보다는 관계에 있어서 조금은 더 냉정하게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전에 그렇지 못했던 이유는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였고, 그 이후로 달라진 이유는 나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오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상대방을 더 생각하는 삶을 살았었다. 내가 더 중요한 순간이 거의 없었다. 자존감도 많이 낮았고, 내가 잘해주고 배려해주어야만 좋은 관계를 이어간다는 생각을 항상 무의식 중에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잘해줄 때 상대방이 기뻐하는 그 모습이 참 좋았다.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꼈고, 그래서 더 많이 주고 퍼주는 사람이 되었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나 잘해주었는데, 나 자신에게는 너무 못해주었다. 이러한 시간과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사람에게 의지하고 또 상처받고 혼자라는 사실이 불안하고 두렵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강제로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깨달은 것이 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었고 내가 좋았던 것이 아니라 내가 주는 것이 좋았고 그걸 받는 게 좋았고 그게 없어지는 순간 내가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멀어졌다. 그리고 나 또한 사람들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가식과 숨겨져 있던 진심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들이 날 너무 힘들게 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관계라는 것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오고 가는 것이며 그것이 물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각과 마음들을 동반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을 위하고  사람들을 사랑해주느라 나를 위하지 못하고 나를 사랑해주지 못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를 조금은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 나도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고, 애썼다. 항상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던 관계, 매달리던  관계를 내려놓고  마음을 정리하고  관계를 정리하니까 마음이 너무나 편안했다. 이렇게 하면 주변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너무 좋은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해 주고 나에게 자신것을 내어주는 그런 사람들


 항상 관계라는 걸 가질 때면 두려움과 불안함에 진짜를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순간들이 참 많았나 보다. 주변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만 몰랐구나 싶었다. 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자존감도 더 올라갔다. 반대의 관계 속에서는 항상 자존감이 더 떨어졌었는데, 신기했다.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냥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날 더 사랑하게 되었고 너무 행복했다. 그들의 진심과 날 위해주는 그 마음이 모든 것을 덮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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