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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Jul 10. 2022

하루가 불행한 게 아니라 특별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 하루를, 삶을 사랑해

 나를 지독하리만큼 싫어하고 미워하고 내 삶을 비관하며 하루하루가 너무 불행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불행한 삶을 멈춰버릴까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를 넘기고 지나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보고자 할 때 느낀 것은 나 스스로가 더욱더 내 삶을 불행하게 흘러가게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불행해, 불행해를 반복하다 보니 불행하지 않은 것도 불행하게 느껴졌고 매일 같이 그런 마음으로 생각으로 지내고 살아가다 보니 불행한 방향으로 자꾸 내가 나를 끌고 가고 있었다. 나의 하루하루를 내가 더 좋아해 주고 사랑해줘야 내 삶이 그렇게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상상을 했다. 그래서 나의 하루하루가, 삶이 불행한 게 아니라 조금 더 특별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힘들었던 그 순간이 그 일들이 어쩌면 나와 같은 생각으로 그 시간을 보내고 있을 어떠한 사람에게는 공감이 되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방법이 보였다. 난 공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잘하지도 못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서는 공부밖에 답이 없는 걸까?라는 생각에 블로그를 만들었고 그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패션을 하기엔 내가 사는 곳은 지방이라 접할 수 있는 것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적었고, 내가 내 브랜드를 갖기엔 그럴만한 돈이 없었고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작은 불행들을 특별하게 만들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컴퓨터를 켜고 작은 내 세상에 글을 적는 일이었다.


 내가 수많은 패션 방송들과 잡지를 보고 또 보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얻은 내용들을 토대로 여러 가지 정보들과 코디 방법을 올렸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데 네이버 메인에 내 글이 올라갔다. 그 뒤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찾아왔다. 그러면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내가 있는 곳이 지방이라서 경험도 기회도 없다며 불행해했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것이고 난 그저 계속 불행한 아이였겠지만, 블로그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더 큰 경험을 했고 더 큰 기회들을 얻었다. 생각을 바꾸니 내 삶이 특별해진 것 같았다. 아니 특별해지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 기술가정 경진대회에 나간 적이 있었다. 보통은 1~2년 이상은 재봉틀을 배우고 패턴도 직접 뜰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이 나온다고 했던 대회였는데 이런 대회가 있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셔서 나가기로 하고 같이 나가는 친구들과 속성으로 학원에서 2주간 배우고 대회에 갔다. 우린 패턴을 직접 뜰 수 있는 실력이 아니었기에 학원에서 주신 패턴을 들고 가서 해도 되는 건지 물어봤더니 학원 선생님께서 가능할 거라고 하셔서 이것만 믿고 대회장에 들어갔는데 패턴 가져온 게 있다면 다 회수하겠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절망적이었다. 심지어 주제는 내가 제일 어려워했던 앞치마 만들기가 나왔다. 주변에 있던 다른 친구들은 천을 가져와 패턴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난 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 같았다면 그냥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른다. 난 이 대회에서 2등을 했고 은상을 받았다. 망했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내가 패턴을 그리진 못하지만 열심히 연습을 했으니 그냥 감으로 해보자면서 천위에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바로 재단을 시작했다.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일단 해보자는 생각이었고 다른 아이들을 살펴보니 다들 끈을 묶어서 사용하는 앞치마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학원에서 배웠던 앞치마는 일체형 앞치마였고 이걸 내가 해낸다면 제일 특별한 앞치마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 앞치마를 완성했다. 근데 보고서를 살펴보니 한국의 미를 담은 앞치마를 완성하라는 것이 아닌가? 나는 불행에 불행이 끝이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이 또 날 덮쳐왔지만 이 앞치마도 만들었는데 이걸 못할까? 싶었고 앞치마의 주머니를 복주머니 모양으로 만들어서 붙여줬고 누구보다 빠르게 보고서와 완성품 제출이 끝났다.


 매일매일 내가 계획한 대로, 혹은 좋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삶이 순탄하게 흘러간다면 참 좋겠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보다 더 불행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실제로 더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내 삶을 불행하게 둔다면 더 이상 내 삶은 행복해지지 않는 것 같다. 내 하루를, 내 삶을 특별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를 더 사랑해준다면 불행 속에서도 행복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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