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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Jul 18. 2023

사기꾼을 조심하세요

말과 실제가 다르다면 어서 빨리 도망칠 것

 매일매일 울면서 밤 10시 11시까지 야근하며 3개월 동안 버텨낸 후 겨우 적응했던 전 직장.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착한 '나'를 벗어던지고 공과 사를 완벽히 분리하는 직장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1년 반을 버텼지만 결국은 퇴사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되었다. 처음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은 마지막에 다시 생각해도 아닌 것이 맞고, 결국 여러 이유로 이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너무 스트레스가 가득했던 곳을 나오게 되니, 나에게 넘치는 여유와 행복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퇴사 후 국내 10곳 정도, 해외여행까지 다녀오고 나니 텅장이 되어있었다.


 돈을 너무 많이 써버려서 또다시 거지가 되어버린 나는 물러설 곳이 없는 백수였고, 이제는 진짜 취직을 해야 했다. 베트남 여행을 마지막으로 온갖 회사들에 이력서를 미친 듯이 넣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아무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 경력과 맞지도 않지만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던 직무의 회사에 이력서를 넣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유일하게 연락이 오게 되었고, 면접을 보러 갔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상했던 곳이다. 그때에 나는 돈이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서 취직을 해야 했으며, 연락 온 곳이 이곳뿐이었기에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것 같다. 면접을 약속한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해 자리를 안내받고 앉았다. 그러나 면접 담당자인 대표라는 사람은 직원들이 면접자가 도착했다고 알렸지만 약속시간보다 20분이 지나서야 내 앞에 자리했다. 대표는 이미 약속 시간도 어긴 상황이었지만 필요 서류도 미리 준비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난 30분째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버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는 이제서 서류가 어디 있냐며 찾기 시작했다.


 서로가 약속한 시간조차 지키지 않았을 때 눈치채고 도망갔어야 했다. 상황은 여의치 않았고 절실했기 때문에 이 상황에 대해서는 그 순간에는 중요치 않아 졌을 것이다.


 입사 지원을 할 때 내가 확인했던 내용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표는 사이트에 적혀 있던 내용들보다도 더 많은 것을 이야기했고 약속했으며 계속해서 복지나 혜택에 대해서 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연봉. 연봉에 대해서는 회사 내규에 따름. 이 문장을 참 싫어하지만 그래도 협의가 가능하다는 열린 결말이라고 믿고 싶었다. 보통은 그래도 전 직장 경력과 연봉을 참고하여 측정하고 협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당연할 거라고 생각했다. 대표는 연봉에 대해서는 함께 일하게 되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고, 자신은 이익을 혼자서 가져가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나눈다며 일한 만큼 가져갈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고 수습 기간에 대해서 3개월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 기간은 일하는 것에 따라서 언제든지 축소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채용 사이트에서 읽은 내용과 다른 이야기를 계속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대표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아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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