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도는 버티기가 참 힘들다. 너무 안 좋은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일어설 힘이 생겨나지 않고 자꾸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냥 망한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만이 내 주변을 가득 에워싸기 시작했다. 하는 일마다 잘 안되고, 만나는 사람마다 나쁜 사람들뿐이니 에너지 남아날 리가 있나. 그저 망했다는 그 생각만 들었고 이런 생각들로 성곽을 만들고 그 안에 갇힌 나는 계속된 실패와 악재에 "이거 봐, 다시 도전해도 또 실패네. 또 이러네." 뭘 해도 안되는데 앞으로가 나에게 가능한 걸까. 하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인생의 결괏값이 정해져 버린 거다.
이제 같은 나이 사람들은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고 성공하는 삶을 살거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가정을 꾸려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 같은데 나만 도태되고 망해가는 인생을 살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행복한 순간이 참 없었는데 작은 행복의 기억들 마저도 점점 희미해지고 지워져 갈 정도로 불행이 앞을 가려왔다.
도대체 지금 이 순간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가는 것은 쉽지 않고 생계를 위해 취직을 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벌써 이력서만 60곳에 낸 것 같다. 연락이 와서 면접을 가면 왜 나만 이런 걸까 싶을 만큼 사기꾼들만 만나게 된다. 최근에도 면접을 보러 간 곳에서 만난 대표의 말을 듣다 보니 이상해서 여기저기 열심히 뒤져서 찾아낸 진실은 현재 재판까지 진행 중인 리얼 찐 사기꾼이었고 재판 중에도 쉬지 않고 사기행각을 벌인다는 이야기였고 그 행위 가운데 새로운 직원을 구하기까지 하는 상황인데 그 직원을 구하는 곳에 내가 지원을 한 것이다.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적어두었지만 실상 그 회사에 가보니 회사부터가 이상하다 싶었다.
제대로 된 회사조차도 만나기 쉽지 않아서 내가 취업을 할 수나 있을까 싶은 두려움이 계속 가득 찼다. 돈을 벌어야 생계를 이어갈 텐데. 내 꿈을 이루기도,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것도, 좋은 인간관계를 이어나가는 것도 무엇하나 쉬운 게 없고 원래 그렇다지만 모두 실패하는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