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가만히 점심값 벌기'를 책으로!
[관련 글 : 브런치 위클리 연재 신청]
브런치에서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용자들에게 출판 혹은 브런치에서 연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1,000명을 넘자(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연재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알림이 왔고, 그래서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아... 근데 탈락했습니다... 아 역시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지... 하면서 당연하게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탈락시켜 놓고, 제 브런치 메뉴에는 계속 연재 신청 버튼이 없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계속 신경이 쓰였고, 그러다가 에잇! 하면서 브런치를 거치지 않고, 직접 출판을 해버리기로 했습니다.
출판이라고 하면 저자가 글을 작성한 후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다녀야 되는 이미지부터 떠오릅니다. 그리고 춣판해주겠다는 곳을 찾아도 최초 출판 시에 적지 않은 돈이 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글로만 들은 이야기이지만 어쨌든 저와 같은 일반인으로서 책을 출판한다는 건 마냥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글만 있다면, 그리고 누가 사주지는 않을지언정 개인도 충분히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사는 사람이 없으면 돈도 들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 주문 건에 대해서만 비용이 발생하는 매우 합리적인 구조입니다. 솔직히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도 제본은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었고, 인쇄비용이나 출력 속도 둥, 책 하나 만들어 내는 데 그렇게 큰 문제가 될 거리들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기존의 방식으로만 출판을 해야 된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었고, 당연히 그 문제에 대해 의심을 품고 해결책을 서비스로 내놓은 업체가 많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개인은 자신의 콘텐츠만 있으면 충분히 출판을 할 수 있고, 거기에 저도 발을 들여놓은 겁니다.
이미 작성한 글들이 많이 있어서 충분히 책 한 권 분량은 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출판 신청 단계까지 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목차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고, 아무 기준 없이 쓸만한 내용들이 있을 때마다 작성한 글들을 그 목차에 맞게 정리하는 작업도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웹에 작성한 글들이라 종이로 나왔을 때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나 링크 등을 정리하는 작업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또한 시점 자체도 맞지가 않았고, 상황이 변한 경우도 있어서 제가 작성한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수정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글을 써야 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출판이 마냥 불가능해만 보이지는 않았고, 기어이 출판 신청까지 해놓은 상태입니다. 이제는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글 다듬는 거 다음으로 오래 걸린 작업은 표지 작업입니다. 부크크라는 사이트에서 출판 작업을 했는데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겉표지들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 책의 내용과 어울리는 겉표지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겉표지를 직접 제작해서 올릴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기능이 없었다면 어쩔 수 없이 제공해주는 겉표지들 중에 하나를 선택했겠지만 제가 직접 제작해서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규격에 맞춰서 공대생/개발자 출신인 제가 표지 작업을 하려고 하니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1차원적인 배치와 표현으로 위와 같이 겉표지를 제작했습니다ㅋㅋㅋㅋ 부크크에서 제공해주는 겉표지가 더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제 책을 잘 나타낸다는 점에서는 제가 만든 게 훨씬 더 좋을 겁니다!
만약 제 글들이 책으로 나오게 되면 이 책을 이용해서 시도해 보려고 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책을 많이 팔아 수익을 내보려는 건 아니고(쉽지도 않겠지만...), 책이라는 상징적인 걸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설득력과 신뢰를 줘서 해보는 '뭔가'입니다. 일단 출판이 잘 되면 이 '뭔가' 대해서도 글로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