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실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ceo Jun 04. 2018

세입자도 건물주 노릇할 수 있다

전대를 통해 세입자도 임대를 낼 수 있다!

저는 건물주가 아닙니다. 하지만 임대를 하면서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세입자로서 월세를 내고 있습니다. 복잡하죠?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저는 상가와 오피스텔을 월세로 계약한 후 그 공간을 다른 분들에게 전대를 하고 있습니다. (관련 글 : 상가로 공유 사무실 마련하기) 전대라고 하면 뭔가 불법이 아니냐?라는 시선이 많고,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대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건물주의 동의 없이 전대를 하는 경우입니다. 건물주의 동의를 얻으면 정당하게 전대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저는 건물주의 동의를 얻어 전대로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즉, 저는 임차인(세입자)인 동시에 임대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임차인처럼 건물주에게 매달 내는 월세의 압박을 느끼는 동시에, 임대인처럼 월세를 더 받거나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임대인과 임차인으로서의 고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세입자이지만 전대라는 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또 다른 저의 세입자로 받아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다 보니 건물주로서는 그 상황이 조금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로 받아 놓았더니 이 놈이 임대 계약서와 전대 동의서까지 작성하면서 다른 분들을 세입자로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전대로 들어온 분들의 보증금을 들고 도망가면 이 보증금은 건물주가 배상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약하기 전에 주인 분에게 전대를 할 거라는 말과 함께 제 사업(공유 사무실) 형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드려 주인 분을 안심시켜 드립니다. 그리고 주인 분께 전대에 대해서 사전에 동의를 얻은 경우에만 계약을 합니다. 숨겼다가는 나중에 제가 더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약으로 아래의 내용을 넣어 저와 주인 분 모두에게 불편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합니다.


1. 전대 시 보증금을 받지 않는다.

2. 전대 시 건물주는 전대 동의서를 작성해 준다.

3. 다수의 사업자가 사업장으로 등록한다.

3. 전대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임차인(저)이 진다.


저도 2년 전만 해도 전대라는 말은 얼핏 듣기만 했지 정확한 의미도 몰랐습니다. 그냥 전대는 불법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이건 전대를 악용한 일부 경우에만 해당되는 경우이고, 저와 같이 주인 분의 동의를 얻고, 월세만 제대로 낸다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사업장 등록

전대를 통해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사무실의 주소로 사업장을 등록할 수 있는지를 문의해 옵니다. 사업자 등록을 할 때 주소지를 공유 사무실로 한다는 겁니다. 공유 사무실을 운영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사업자 등록이 안된다고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주소에는 하나의 사업장만 등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의해 오는 분들이 많아서 알아보니 하나의 주소지에 여러 개의 사업장 등록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대신 등록된 사업자만큼 공유 사무실의 공간이 나뉘어 있어야 했습니다. 솔직히 세무서에 여러 차례 전화를 해서 전대에 대해 문의했지만 답변해주시는 분들마다 조금씩 답변이 달랐기 때문에 저도 전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공간의 분리 즉, 같은 곳을 사업장으로 등록한 사업자마다 별개의 공간에서 서로 다른 사업을 하고 있어야 된다는 답변은 공통적으로 해주었기 때문에 이 점은 확실한 거 같고, 저도 이 점은 반드시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하나의 공유 사무실에 사업장 등록을 무한정으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유 사무실을 세 개까지 늘려서 더 많은 사용자 분들을 받고 있습니다. 사업장 등록 가능 여부는 사용자 분들에게 공유 사무실 사용 여부의 중요한 결정 조건이기 때문에 특약으로 반드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추가합니다.


사업장 등록이 가능하다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점은 역시나 비용입니다. 일단 전대 시에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증금을 받지 않고, 월세도 그렇게 높게 받지 않습니다. 공유 사무실이기 때문에 제한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서로 문제가 생기거나 불편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하지만 이는 이름 그대로 공유 사무실이기 때문에 심한 경우가 아니면 임차인 분들께서 감수해야 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통화 소리가 들린다거나 분실물, 화장실 등 사소한 문제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전대인으로서 임차인을 받을 때 이 점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씀을 드립니다. 공유 사무실이기 때문에 사소한 불편은 감수를 해야 된다는 거죠. 대신 그러한 불편을 저렴한 월세와 무보증금으로 어느 정도 보상해 드리는 겁니다.


보증금

저렴한 월세도 그렇지만 보증금에 대해서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보증금을 받지 않느냐는 거죠... 제 입장에서는 일단 공유 사무실이라는 특성상 사용자로서 불편한 점이 있을 거고 그 점을 보상해 주는 차원에서 보증금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돌려줘야 할 돈이기 때문에 받아본들 저한테 득이 될 것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보증금의 액수가 크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보증금도 비싸게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아예 받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건물주와 계약 시 특약으로 전대 시 보증금을 받지 않기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애초에 받을 수 없기도 합니다. 게다가 의외로 무보증금이라는 조건이 사용자 분들에게는 크게 어필이 되는 거 같습니다. 가끔은 임차인이 저에게 왜 보증금 받지 않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익

당연히 수익이 궁금하시겠죠? 보증금도 받지 않고, 월세도 저렴하며, 세입자로서 매달 월세와 관리비, 부가세까지 내야 됩니다. 솔직히 많이 남지 않고, 매달 손해 보는 공유 사무실도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저는 왜 이러고 있을까요? 이유는 [집 + 사무실 = 오피스텔] 이 글에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애초에 공유 사무실 사업은 제 작업 공간과 생활공간을 여러 사람과 함께 사용하면서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겁니다. 수익을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다가 생각보다 수요가 있어서 공유 사무실이 세 개까지 늘어난 겁니다. 이 공간들을 함께 사용하는 분들에게 받는 월세로만 계산을 하면 저는 분명 손해이지만 월세를 받는 동시에 저도 그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것까지 포함시키면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고 처음으로 이번 달에는 아주 조금이지만 수익이 발생할 거 같습니다. 게다가 아직 공유 사무실에는 빈자리가 있고, 공유 사무실을 이용한 추가적인 사업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수익이 더 늘어날 여지도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이번 달에 수익이 얼마가 발생할지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분명 액수는 얼아 되지 않을 테지만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되는 시점입니다! 저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새 나도 꼰대가 되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