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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un 20. 2018

사업자를 울리는 건
최저시급이 아니라 임대료

최저시급은 올랐지만 임대료는 항상 높았다

수능 끝났을 때 일부 친구들은 돈을 번다고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시급이 무려 8,000원이었습니다. 2018년 최저시급이 7,530원인데 10년도 전에 이미 시간당 8,000원을 받으면서 일하는 고등학생이 있었습니다. 직원을 고용하는 입장에서는 최저시급이 오르지 않은 것보다는 오른 것이 분명 부담이 될 겁니다. 하지만 최저시급의 상승 때문에 사업하는 사람들 다 죽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요? 제 생각은 No입니다.


임대료

사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비용은 인건비와 임대료일 겁니다. 저와 같은 1인 사업으로 범위를 축소한다면 결국 임대료입니다. 미국에서는 집에 있는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차고 있는 집에서 산다면 굳이 사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집안일 확률이 높을 겁니다. 대부분이 빼다 박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으며, 차고 대신 단지 내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작업을 하면 아마도 경비 아저씨께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이게 아니더라도 일과 가족을 어느 정도 구분할 필요도 있고, 현실적으로도 집에서 일을 한다는 거 자체가 제약이 많이 있습니다. 업종에 따라서는 집이 아닌 다른 곳의 사업장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작업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영세사업자나 소규모 사업자 입장에서는 일단 무조건 1층 사무실은 1순위 배제 대상입니다. 비싸니깐... 하지만 1층이 아니더라도 교통이나 환경, 평수, 시설 등에 따라 천 단위의 보증금과 몇십 ~ 몇 백의 월세를 감당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시세를 알면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금액이기 때문에 저렴한 작업 공간을 찾기 시작합니다. 소호사무실, 외곽지역, 승강기나 주차장이 없는 건물, 지하 등등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부동산을 찾으면 또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가서 눈으로 직접 보면 가격이 저렴한 이유를 알게 되고, 차마 결정하지를 못합니다.


이게 최선입니까?

낮은 임대료 혹은 나중에 다시는 돌려는 받겠지만 지금 당장 부담이 되는 보증금을 줄이기 위해 정말 답답하고 좁은 공간에서 작업을 해야만 할까요? 다른 해결책은 없을까요? 


[관련 글 : 주거+사무실 용도 송도 신도시 오피스텔 월세 입성기]

퇴사를 하기 직전 저도 작업할 공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여러 부동산을 알아보러 다녔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누구나 바라는 것처럼 싸면서도 여러 조건이(아니면 일부라도) 좋은 부동산을 찾고 싶었지만 건물주의 입장은 반대이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부동산을 알아보면서 재미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증금이 같다고 할 때 월세 60을 내면 최대 10평 정도의 공간을 얻을 수 있다고 하면 100~120만 원을 월세로 낼 의향이 있다면   20평에서 최대 40평까지의 공간을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월세는 두 배를 더 내지만 공간은 3~4배까지 더 넓어지는 경우를 보게 된 겁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을 목격을 하게 된 겁니다! 물론 관리비까지 고려를 하면 조금은 이야기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그걸 떠나서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설프게 싼 가격으로 어설픈 공간에서 작업을 하느니 좀 더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확실하게 더 넓고, 환경이 좋은 공간을 마련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면서 비용을 충당하자!


월세가 2~3배 올라갈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2~3배가 올라간다면 제 생각은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월세를 2배 올리면 사용할 수 있는 평수가 최소 3배가 커졌습니다. 게다가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이 아닌 상가 전용 부동산을 알아보면 좀 더 좋은 조건의 부동산을 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누구나가 납득할 수 있는 임대료

어디를 가나 비싼 보증금의 비싼 월세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보증의 저렴한 월세를 제공한다면?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사용한다는 불편함이 있겠지만 그래도 100% 수요가 있을 겁니다. 수익까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손해는 보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싸지 않은 임대료로도, 게다가 보증금이 없어도 빛이 들어오는 창문이 있는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보고 싶었습니다. 혼자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사무실도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한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될 겁니다. 처음 몇 년은 힘들겠지만 사용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사무실도 더 늘릴 수 있게 된다면 분명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기대하지 않았던 다른 가능성들도 생길 것이며, 1인 사업(관련 글 : 더 유능해진 개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공유 사무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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