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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un 13. 2018

현실 때문에 좋아하는 것을 팔다

7년 동안 사용해 온 연습실을 팔던 날

[관련 글 : 좋아하는 취미로 돈 벌기]

2년 전쯤 브런치에 두 번째로 작성한 글의 제목이 [좋아하는 취미로 돈 벌기]입니다. 대학생 때 학생의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서 방음 공사와 장비를 마련한 제 개인 연습실 겸 팀 합주실이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개인/팀들과 함께 사용하면서 소소하게 수익도 발생하던 정말 제 첫 번째 사업이었던 곳입니다. 그 당시에 작성한 위의 글에 바로 제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는 곳이라고 썼었는데 한 달 전쯤에 권리금을 받고 함께 연습실을 사용하던 다른 팀에게 그 연습실을 팔았습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서 아직은 제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7~8월이 되면 그 계약기간도 끝이 납니다. 


[관련 글 : 권리금 받고 부동산 매매하기]

연습실을 넘기고 작성한 글입니다. 그 당시에는 상황 상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저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으며, 다른 일들 때문에 제가 관리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에 좋은 조건으로 잘 팔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좀 더 관리를 했으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소소하게나마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웃기게도 이제는 밴드 생활을 다시는 안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번 주에 7년 전에 깨졌던 팀의 사람들과 다시 밴드를 하게 됐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인연이었습니다. 그 팀과 깨지고 다른 팀을 하면서 마련한 연습실이었는데 연습실 마련한 지 7년 만에 정리를 하니 다시 그 팀과 밴드를 하게 된 겁니다. 자연스레 다시 연습할 곳이 필요해졌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습실이 생각이 다시 나는 거 같습니다. 돈만 내면 연습할 곳을 찾는 건 어렵지는 않지만 제가 편할 때 제 공간에서 연습하던 때만큼 편하지는 않네요. 그리고 제가 마련한 곳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같이 연습실을 사용했던 한 친구는 "밴드 했을 때의 추억들이 하나씩 사라지네..." 이런 말을 했는데 듣고 좀 슬프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 다시 연습실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연습실보다는 더 좋은 조건이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야 7년 동안 사용해 온 연습실을 정리한 일이 그나마 정당화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안됩니다. 연습실이 급한 것도 아니고 7년 만에 다시 뭉친 팀이 계속 유지되란 보장도 없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안정화되고 일을 벌일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다시 연습실을 마련해 볼 생각입니다. 그때가 되면 브런치에 관련 글이 하나 올라올 겁니다! 지금은 실패한 케이스로 이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이걸 발판으로 나중에 분명 성공한 케이스의 글을 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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