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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an 29. 2022

취업/사업 나아가 삶의 지대한 영향을 끼친 대학교 생활

지금까지도 대학 시절의 영향을 받고 있는 1인 사업자

대학 생활을 남들보다 좀 더 오래 했습니다. 군대 간 시기를 빼더라도 거의 7~8년 정도 한 거 같습니다. 학부 졸업임에도ㅋㅋ 학점이나 스펙 관리를 위해, 취업 준비를 위해서 학부 졸업이 늦어진 건 아니고, 공부가 아닌 대학교에서의 다른 것들 때문에 늦어진 겁니다. 사람, 동아리, 꿈같은 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548/clips/81


지금은 너무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 사업을 하고 있지만 대학생 때는 지금과는 정반대의 사람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해야 했고, 주변의 시선 따위는 개한테만 주는 건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과 밴드 활동을 하는 것이 좋아서 낮에는 드럼 연습하고, 합주만 했었습니다. 또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장학금을 받거나 경력/이력이 되는 것도 아닌데 휴학/유급까지 하면서 동아리 활동도 했었습니다. 지금 사업자 등록증에 명시된 사업자 이름도 동아리 이름일 정도로 너무나도 강력하고, 소중하고, 잊을 수 없는 시절입니다. 


취업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이력서,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라는 걸 정말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취업하지 않을 거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건데 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이쯤 이야기를 하면 '그때는 철이 없었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보통이지만 저는 좀 더 열심히 휴학을 하고, 공부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좀 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야 했었고, 밴드 생활도 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사람들도 만났으면 좋았을 거 같고, 술도 더 열심히 마셨으면 더 기억에 남는 대학생활이 되었을 겁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기억에 남고, 너무나도 소중하고,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시기입니다. 제 전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빛나던 시기가 대학생 시절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무채색이었고, 그 이후에는 너무 탁한 느낌? 남들이 볼 때는 충분히 하고 싶은 것만 한 시기처럼 보이겠지만 당사자인 제 입장에서는 어설프게 수업도 듣고, 공부를 했던 것들 마저도 후회가 되는 겁니다. 좀 더 확실하게 손절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해야 했습니다.


대학 생활이 지금까지 제게 영향을 주고 있는 건 학문적인 것들이 아닙니다. 그때 만난 사람, 그때 했었던 활동, 그때 했었던 고민, 그리고 어설프게나마 그때 이뤄냈던 소소한 것들입니다. 거꾸로 만약 그 대학 생활마저도 평범하게 보냈다면 아마 지금 이런 글도 쓰고 있지 않을 거고, 회사에 다니고 있었을 겁니다. 정말 제 삶의 거의 모든 것들이 대학생 시절로 인해 바뀌었고, 현재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겁니다. 장/단점이 있지만 저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불만족보다는 만족의 정도가 더 큽니다.



코로나/오미크론

그런 제 상황 때문에 코로나/오미크론이 판을 치는 최근 2년 동안에 대학생이었던 분들은 엄청난 손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러지 않았지만 분명 대학생 시절의 공부도 중요하고, 사회에서의 내 상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겁니다. 하지만 저는 대학교가 공부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그 시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활동들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대학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어서 내가 언제 그 다양한 사람들과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순수한 목적으로 함께 밥을 먹고, 밤늦게까지 고민을 하고, 그러면서 웃고 떠들어 보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의 대학생들은 코로나/오미크론으로 인해 그 기회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저 공부만 해야 되고, 그 공부마저도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고 집에서 혼자 컴퓨터만 보면서 해야 됩니다. 분명 학업적인 목적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도 엄청난 기회이고 가치입니다. (단지 저는 그것들을 스스로 포기했고, 다른 걸로 그 가치를 대체했을 뿐입니다) 그것마저도 없는 대학 생활? 혼자 집에서, 혹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대학 생활? 이건 제가 생각하는 대학의 반의 반도 안 됩니다. 정확하게는 저에게는 그건 대학이 아닙니다. 그런 건 학원에서도 할 수 있고, 지금 당장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들의 선택으로 인해 저는

 - 지금 사업을 하고 있고,

 - 그 사업을 함에 있어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영감의 출처가 되고 있고,

 - 지금 인맥의 대부분을 그때 만들었고,

 - 밴드라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고,

 - 전공 외적으로 다양한 시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지금 회사를 다니지 않으며, 월급이 아닌 수익이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거 자체가 대학생 시절의 결정, 활동, 인맥들 때문인 건 너무나 도 분명합니다. 만약 제가 코로나/오미크론으로 인해 제가 겪은 대학생 시절을 겪지 못했다면 아마 제 삶은 즐거움, 희망, 자극제, 동기, 위안이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정말 탁하고 무미건조한 인생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아찔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당사자인 대학생들한테는 엄청난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저보다 더 다채로운 대학 생활을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겁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도 저와 다를 것이므로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더 좋은 사람들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평범하게, 혹은 남들이 가는 그대로 똑같이, 무난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한테는 뭔가 다른 나를 찾을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소중한 기회를 잃게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거 하나로 제 대학 생활은 가장 빛나는 시기였고,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훨씬 덜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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