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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Apr 02. 2017

일과 삶의 균형점 찾기

미래를 위해 놓치는 현재

정말 제가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칼퇴입니다. 근데 이게 상황에 의한 것보다 제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일단 주된 원인은 제 일처리 속도가 늦는다는 점입니다. 같은 일도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팀장님께도 이런 점을 한 번 지적해주신 적이 있는데 제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그런 거 같다고 하시네요.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늘 1년 후 10년 후를 바라보면서 지금의 나는 뭔가 잘못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른 지금의 일상을 탈피해야 되는데... 이런 생각들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주된 원인은 같은 일도 저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고 스스로 선을 그어 버렸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 야근, 야근, 야근에 주말 출근, 주말 출근, 주말 출근... 그렇게 회사를 5년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회사 분들도 저는 당연히 야근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게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지만 당장 눈 앞에 있는 일들 때문에 마음 편히 퇴근을 못해왔습니다. 그러다 요즘은 의도적으로 일찍 퇴근을 합니다. 이게 회사를 5년 다니다 보니 이제 제 밑에 사람들도 생겼는데 문득 그 사람들도 늦게 퇴근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저땜누이라는 걸 얼마 전에 깨달았습니다. 깨닫기보다는 전에도 알았지만 이제 와서야 좀 신경을 쓴다는 느낌일까요?  어쨌든 제 밑에 사람들과 또 저의 메마른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생활 방식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도 저한테 주문을 걸듯이 제 밑에 사람들한테 오늘은 칼퇴하자고 이야기를 하면서 일을 시작합니다. 물론 이게 말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도심 속 한적한 산책로! 딱 제 스타일~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온지 반년이 조금 안되었는데 매일 늦게 집에 오고, 주말에도 출근을 하다 보니 아직도 집 근처에 뭐가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수영을 갔다 온 후 일부러 좀 걷다가 밖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제 피자 가게가 있어서 주문을 한 후 그 주변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집 근처에 낮은 언덕으로 산책로가 보이더라고요~ 바로 올라가 봤습니다. 날도 너무 좋고, 이런 조용하고 나무, 꽃 있는 산책로를 제가 너무 좋아하는데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다는 걸 모르고 지내왔네요...

건너편 공사 현장의 배경들은 좀 아니지만 그것만 빼면 정말 괜찮은 산책로였습니다.

그리고 농구 골대가 보이길래 잉? 경기장도 있나? 하고 봤더니 학교였습니다!

우와~ 이런 학교 다니고 있는 어린아이들... 정말 진심 부럽네요~ㅎㅎ

학교 예쁘고, 공원이랑 연결되어 있고, 조용하고~~

공부가 절로 되지 않을까요???(ㅋㅋㅋㅋㅋ 별로 상관이 없는 건가?)

좀 더 걸어가니 오오오 강을 끼고 자전거 탈 수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집 앞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실제 보는 건 이사 오고 처음입니다... 길이도 5km가 넘네요!!! 하~ 저도 이런 거 이용하면서 살아야 되는데...

회사에서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도 요즘 자전거 많이 타시길래 아 그렇구나... 했는데 막상 이렇게 보니 탈만하겠는데? 싶더라고요 ㅎㅎ 게다가 집 앞인데.. 저는 왜 이렇게 팍팍하게 살아온 걸까요ㅋㅋ

아..나.. 뭐지 이 고퀄 피자는...

그렇게 집 주변에 대한 문화적 충격을 받고 다시 피자 가게로 돌아갔습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 같은데 중년 부부께서 운영하시는 피자집이었습니다. 얼굴이 너무나도 밝아서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제 앞에서 피자를 꺼내 잘라주시는데 갑자기 "아... 크기를 이상하게 나눴다!" 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ㅎㅎ 그거 보고 "제가 알아서 잘 먹을게요." 했더니 일하시는 분들이 갑자기 다들 웃으셨습니다 ㅎㅎ 뭐지? 웃긴 이야기도 아닌데 ㅎㅎ 하여튼 이런 가벼운 대화로도 웃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고, 피자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집 앞에 이런 피자집을 두고 매일 그렇게 다른 먹거리를 찾아 헤매었다니.... 등잔 밑이 어두웠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바꾸다 보면 제 일상들도 조금씩 풍성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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