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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Nov 14. 2017

퇴사 후의 일상

퇴사하면 뭐가 크게 바뀔까?

대학교 다닐 때에도 두 번 휴학을 하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만 하거나 매우 작게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을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충 알았습니다. 퇴사해도 분명 내가 생각했던 일상과는 다를 것이며, 외로울 거고, 후회도 할 것이며, 쉽지 않을 거라는 걸요. 하지만 퇴사하지 않아도 똑같은 것을 느끼게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퇴사를 했습니다. 대신 대학교 때와는 다르게 좀 더 긴 호흡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렇게 5년 넘게 회사를 다니다가 이번에 퇴사를 한 겁니다. 그래도 역시 쉽지 않네요...


더 단조롭고 메마른 삶

회사 생활이 매일 똑같은 삶에 반복이라고 말합니다. 출근하고 일하고, 밥 먹고, 야근하고, 퇴근하고, 회식하고... 하지만 퇴사한다고 해서 뭐가 바뀔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단순하고 반복적입니다. 게다가 일 하다가 혼자든 동료량이든 잠깐 커피 마시는 재미도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잠깐 농땡이를 펴도 받는 월급은 똑같지만 지금은 제가 편하면 수익이 나질 않습니다. 매일 제 마음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쉬어도 편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 24시간 동안 제가 하는 모든 행위가 비용입니다. 회사의 월급이 커버 쳐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적으로 압박이 더 심하고, 가끔 이게 뭐지? 하면서 한 번씩 와르르 무너질 때도 있습니다.


여유

이건 너무 좋습니다. 새벽부터 출근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고, 그 시간에 좀 더 자거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게을러지는 것을 제일 경계합니다. 빈둥될려고 퇴사한 건 아니니깐요... 그래서 지금도 7시 되기 전에는 일어납니다. 가끔은 출근하는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혹은 평소에는 사람들로 붐비던 곳을 걸으면서 조용히 생각할 수도 있고 차분하게 아침이라는 것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깔끔하게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마음이 싱숭생숭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른 길을 혼자 걸으면 불안한 법이고, 틀렸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속한 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니깐요.


인간관계

평소에 회사 인간관계가 압도적으로 많았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회사원이기 때문에 제가 시간이 된다고 평소에 자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출근하면 좋든 싫든 매일 보는 사람들이 무조건 있었는데 이제는 미리 약속을 잡지 않으면 아무도 만날 일이 없습니다. 새로운 성격의 모임이나 나와 같은 패턴의 삻을 사는 사람들을 찾거나 아니면 대분분의 사람들이 되는 시간 때를 맞춰서 미리 약속을 잡고 만나야 됩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됩니다. 대학교 때 혼자 일하다가 지쳐서 다시 학교로 돌아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대신 너무 그 사람한테 의지를 한다거나 집착을 하면 안 되겠죠?


사업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지만 어찌 되었든 회사를 나온 후 하고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확실히 더 많은 시간을 제 일에 할애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와 병행했을 때보다는 좀 더 결과가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정말 회사에서 받던 월금만큼을 제 스스로의 힘으로만으로 번다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대안도 없이 퇴사를 해서 그때부터 뭔가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도 있고, 잘 돌아가던 것도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나마 수월한 것일 겁니다. 회사에 있는지라 전에는 놓쳤던 것들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좀 더 알아볼 수 있게 되었으며, 제 일에만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치는 날에는 제 몸뚱이가 민망합니다. 계속 새로운 걸 생각하고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에 대응해야 됩니다. 잘 나가던 것들도 어느 순간 갑자기 0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됩니다. 하고 있는 것들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됩니다. 연말에는 홍콩에 갈 예정입니다. 홍콩에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가서 친구가 하는 일을 좀 배워볼까 생각 중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타는 비행기이고 놀러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리 잡고 있는 친구를 통하면 좀 더 시행착오가 적을 거 같다는 생각에 굉장히 서둘러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확장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 사업하는 거 홍보한다고 제가 동원할 수 있는 매체는 다 동원한 거 같습니다. 카톡, 카카오 플러스친구, 블로그, 카페 , 스토어팜, 인스타그램,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생활

심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선순위 상으로 꼭대기에 있는 것들부터는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매일 운동을 하고 있고, 작년에 그만두었던 밴드 생활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 자주 여행을 다닐 거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볼 겁니다. 입사 이후로 그만두었던 과외도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1:1로 가르치는 게 너무나도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공유 사무실에서 영어 공부방을 하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 이분과도 어떻게 조인해서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혼자 고민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한다고 헬스장을 1년 단위로 신청해서 매일 가고 있는데 재미있는 게 매일 헬스장 가서 운동한 후 샤워를 하고 오니깐 집에서 샤워할 일이 없어지고 수건도 헬스장에서 제공해주기 때문에 세탁기를 돌리는 횟수도 팍 줄었습니다... 혼자 살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겠죠?


투자

솔직히 요즘 투자로는 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배운 거 없이 그냥 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요... 요즘에 비트코인 캐시가 굉장한 이슈였는데 거의 2주 동안 쉬지 않고 가격이 올랐던 거 같습니다. 이제 그만 오르겠지 하면서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더라고요... 막판에 살짝 들어갔다가 살짝 손해보고 역시 비트코인 캐시는 안 되겠구나란 결론을 다시 한번 얻었습니다. 그냥 이더리움만 하렵니다... 주식도 코덱스 레버리지만 살짝살짝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퇴사를 하다 보니 간이 콩알만 해진 거 같습니다 ㅎㅎ 그렇다고 주식이나 가상화폐나 둘 다 안 하지는 않을 겁니다. 좀 더 냉철하게 차갑게 쿨하게 거래해야 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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