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내 메일에는 '고객만족도 1위', '소비자만족조사 1위' 내지는 '대상'에 선정되었다는 스팸이 자주 들어왔다. 전화도 왔다.
대부분 그냥 얼마의 돈을 주면 표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광고도 해 준다는 것이다.
고객만족지수를 실제로 조사를 해 보고 산정하였는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저 2위나 3위를 찾아보면 된다.
변호사 업계에서도 요즘 고객만족도니 소비자신뢰지수니 하는 것들로 광고를 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애초에 조사가 불가능한다. 한국에는 누구나 한 번 쯤을 이용해 봤을 법한 로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도 않고, 다수의 사람들이 알만한 대형 로펌의 경우 기업을 고객으로 하거나 소송가액이 상당히 고액일 때가 대부분이다.
굳이 조사를 한다면 이 로펌을 이용한 고객에게 설문을 해야할 것인데, 이는 로펌에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해야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정상적인 로펌이라면 고객의 개인정보를 그러한 용도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대한변호사협회에서도 '소비자만족지수 1위'와 같은 광고는 "변호사 등의 광고로 적합한 문구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한 적이 있다.
관련기사 : “변호사 등 광고에 ‘소비자만족조사 1위’ 등 표현은 부적절해” - 법률신문
http://mnews.koreanbar.or.kr/news/articleView.html?idxno=18510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실제로 조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뢰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전체 공지로 무슨무슨 협회에서 하는 조사 링크를 보내주며 계열사에 투표하라고 하고서는 투표하였다는 결과물을 제출하도록 한 적이 있다. 아마 요즘도 왠만한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그런 투표를 시킬 것인데, 그냥 동원할 수 있는 직원의 수가 많으면 점수가 잘 나올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자만족도 1위'라는 광고를 보면 차라리 그 업체는 피하는 게 맞을 것이다. 돈을 주고 산 표지를 가지고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를 하는 업체에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만족도 1위의 로펌이라면 더더욱 피해야한다. 변호사와 상담을 할 일이 평생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한국의 현실에서 그 로펌의 소비자 만족지수는 어떻게 산출 하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