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통신사에선가 유명 배우를 모델로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땐 스마트폰이 아니었는데도 ‘휴대전화와 멀어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요?’하고 묻는 자성의 목소리가 존재했던 것 같다. 가까운 미래, 전화뿐 아니라 24시간 인터넷과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2017년에 태어난 내 휴대폰은 만 7년이 지난 지금도 쌩쌩하다. 물론 사용빈도가 낮아서기도 하지만, 가장 큰 비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쉬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매일 여덟 시간 이상씩 꼬박꼬박 열을 내뿜고 돌아가는 회사 PC도 나머지 시간 동안은 열을 식히는데, 하물며 하루 24시간 깨어있는 휴대폰이라는 기기도 쉼은 당연히 필요하다.
컴퓨터가 바보처럼 먹통일 때,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껐다 켜는 방법이듯 하룻밤 자고 깨어난 휴대폰은 왠지 웹 서핑 속도가 더 빨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주말엔 휴대폰을 쓸 일이 거의 없는데도 괜스레 휴대폰을 열어보는 나 자신의 행동이 무의미하게 느껴져서다.
최신 기기를 선호하고 희망하는 사람들 덕분에 전자제품 기업들은 수십, 수백만 대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팔아 치우고 있다. 그러나 내게 있어 전자제품이란, 구동만 되면 충분한 존재다. 속도가 빠를 필요도, 화소가 좋을 필요도, 그러니 비쌀 필요도 없다. 앞으로 3년 후에는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할 내 휴대폰 갤럭시 J7. 가끔 내 곁에 오래 머물렀던 물건과 이별할 때, 그것에 대해 애잔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이 휴대폰 역시 그런 물건의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