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너무 잘 아는 건 곤란해
여름방학은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지.
여름방학 초반에 다친 허리 핑계로 요양을 하고 있던 어느날, 아침 밥을 먹다가 말했다.
나 : 왜 엄마들이 방청소해라, 치워라, 잔소리하다가 결국 자기가 다 하면서 화를 내잖아. 왜 그런지 알아?
곰 : 응?
나 : 그 꼬라지를 견딜 수가 없거든. 그래서 결국 자신이 다 하다가 힘이 드니까 화가 나는거지.
곰 : (집안을 둘러보다가) 그냥 둬. 식세기랑 택배 상자 정리랑 주말에 하면 돼.
나 : 오빠 퇴근 전에 나혼자 다 하면 주말에 뭐 해줄거야?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에 뭘 해줘야하나 고민하는 표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곰 : (진지하게) 자신을 과대평가하는군.
나 : (?)
곰이 출근하고 집에 남아 곰곰히 생각하다가 혼자 빵 터져 웃었다.
과대평가라니!
그랬다. 나는 집안 꼬라지를 아주 잘 견디고 아무것도 안하고 주말로 미루었다.
난 부지런한 우리네 어머니가 아니었구나.
나를 너무 잘 아는 곰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