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을 달려도 그렇지만, 지리산에서 근무할 때도 생각했던 의문이었다. 비록 의문은 입맛으로 잊고 살았지만, 다시금 물가 근처에서 일을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닭볶음탕을 먹으며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많이 먹지는 않는 메뉴이다. 일단 혼자서 먹기도 어렵고, 주말 아니고서야 느긋하게 먹기도 어려웠다. 미리 예약을 해야 된다는 점은 조리시간에 많은 시간이 투자된다는 이유로 필요하고, 결국 주말을 떠올리는 음식이었다.
생각해 보니 닭볶음탕은 여유로운 음식이다. 계곡이나 강가에서 느긋하게 풍경을 바라보면서 먹는 음식이고, 친한 사람 아니고서야 한 냄비에 나오는 음식을 사이좋게 나눠 먹을 일도 없을 테니까. 피서나 관광지를 가서야 내 돈 내고 먹을 음식이라는 점에서 자주 먹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닭볶음탕
반찬들
사실 근무를 하다 보면 지인이나 혹여 관광객들에게 많은 맛집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아마도 공무원이 먹는 것은 뭔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건지? 로컬 맛집을 찾아가고픈 단순한 질문인지 모르지만, 대답은 단순하다. 달리다가 차가 많은 곳에서 드시면 맛있어요~라고 말한다.
아마 강 상류쯤인 이곳도 차가 많이 주차해 있는 곳이다. 아는 사람은 자주 가지만, 실상 이곳까지 차를 타고 올진 모르겠다. 보통은 곡성에서 구례까지의 길목에 수많은 식당을 보다가 선택하고 말 테니까. 어찌 보면 다행이다. 지금도 이렇게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는데, 또 메뉴가 좀 시간이 걸리는데 손님이 더 많아지면 곤란하다.
난 지인이 오면 여러 곳을 둘러가지만, 이곳은 사실 수제비 때문에 오는 곳이기도 하다. 섬진강은 다슬기 수제비로 유명하다. 그리고 반찬도 좋게 나오면서 맛까지 있기는 쉽지 않으니까. 혼자 오긴 좀 어렵겠지만, 같이 온다면 국자로 떠서 나눠 먹는 음식도 좋을 것 같다.
쫀득한 수제비에 다슬기로 국물을 우려낸 시원한 맛과 씹을 때 아삭이는 호박의 맛은 수제비 애호가가 보기에도 맛집이다. 게다가 양푼으로 나온 밥을 누군가 비벼서 위장을 달래는 한 입만을 외치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
다슬기 수제비
보리비빔밥
와보니 주문했고, 비벼 보니 떠먹었고, 나눠 먹으니 더 맛나게 먹은 섬진강의 이곳은 순자강이라고 하더라. 여름이 가기 전에 섬진강 여행 어떨지? 주말 전에 독자들에게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