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헤어지고 난 망한 듯하다

이번 생은 망한 것 같은 이유에 사랑도 있다.

by 이춘노

이제 와서 고백할게.

아마 내 인생이 망한 거라면 그 반은 너와 헤어지고 난 이후였던 것 같아. 이런 뜬금없는 고백이 앞으로 인생 경로에 별다른 소용은 없겠지만, 를 돌아보는 기회에 슬쩍 떠올려봐.


나에게 있어서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포장해 보아도 좋은 남자가 아니었던 이기적인 만남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을지. 사랑한다 말하면서도 표현하기 서툴렀고, 함께 하고 싶다고 달콤하게 말해 놓고도 일이 우선이었던 못된 습관이 너를 얼마나 지치게 했을지. 알면서도 이해 달라고 졸랐던 내 모습이 금방이라도 싫증이 났을 텐데. 그래도 힘든 시간을 잘 버텨준 사람이기에 고마움이 한편에 남아 있었어.

그래도 뭔가 남겨 놓은 것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내 어이없는 실수와 가난이라는 핑계와 환경 문제로 엉성하게 뒤로 미룬 결심 등이 수면 위로 떠올라서 보다가 저 밑바닥에 있는 추억을 봤어.


꽃을 보니 더 추억이 선명해지는 것 같아. 마음 한 곳이 어두워서 항상 동굴로 들어가려던 나를 그래도 꽃을 보고 싶다는 말을 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아. 꽃은 어둠에서도 한 줄기 빛만 있어도 선명하게 보이더라고.

물론 그 꽃이 피어난 이후에 바로 꽃잎이 떨어지듯이 이별을 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추억이 나에게 존재할 수 있음에 감사해.

비록 이번 생이 망해버린 것 같지만, 그런 인생 속에서 아름다움 꽃이 되어준 너에게 늦었지만, 고맙다 말할게.


꽃이 피는 계절에 전하지 못할 어설픈 편지를 너에게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