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은 본격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2004년도였다. 그때의 교수님은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오셨고, 국제 융분석가였다. 분석심리학이라는 학문을 가르쳐 주셨는데 나는 칼 융이라는 학자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먼저 칼 융은 목사의 아들이다. 거기에 나는 동일시를 진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엄마가 우울증이 있었고, 위에 형제들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거기에서도 나와의 공통점이 있었다. '대체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세상을 떠난 아이 다음에 태어난 아이가 갖는 정신적 고통이나 증상들에 대한 연구이다. 어머니가 애도하지 못해 슬픔에 차 있다면 더욱 그렇다. 내 나이 24살에 나는 융으로부터 위로를 받기 시작했다. 이것뿐 아니라 우리의 무의식은 우리가 미처 알 수 없지만 어마어마한 자원이 있는 곳임을 알게 되었고, 이것을 알아야 마음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20대의 나는 이 학문을 미처 다 소화할 수 없었다. 내가 다시 공부의 길로 들어선 것은 10년이 지나고부터다. 30대 후반부터 나는 다시 융이 생각났다. 도대체 왜 나의 무의식은 융에게서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안내했을까.
검색을 하다가 '마흔 앓이' 단어가 눈에 띄었다. 책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이미 절판되었고, 중고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융은 40대부터 중년의 위기를 갖게 되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연구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막연한 슬픈 감정'
호소하는 슬픈 감정은 젊은 시절이었던 '인생 전반기'를 떠나보낸 후 느끼는 감정이다. 인간의 중간 지점에서 겪는 혼란은 이제 막 시작한 심리적 변화가 밖으로 나타난 것이다. 당신의 나이가 40~60세에 속한다면 그렇다. 우리는 중년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년기는 우리가 아직 접해 보지 못한 풍성한 자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시기이다. 중년기 삶의 방향과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 '마흔 앓이'로 시작되는 '마음속 불안'을 극복하고 평온하고도 새로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p14. 마흔 앓이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흔 앓이를 통과해 보려고 한다. 중년에 대한 무지를 벗고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잘 맞이할 수 있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