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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Aug 13. 2017

아이들의 금자루

우리는 아이들의 금자루를 매일 선물 받는다.

조카와 처음으로 쿠키를 만들었다.

나는 반죽을 밀어주고 여러 틀을 꺼내 주었다. 그냥 만들기만 하면 심심하니 주변 인물을 상상하며 만들고 선물로 나누어 주자고 제안했다.


조카는 쿠키 반죽에 의미를 부여하며 캐릭터들을 완성해 나갔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면 놀라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온다.

무심코 하는 말들과 규칙들이 아이들에게 고정관념을 만들고 있다는 것과 내가 알고 있던 틀을 너무도 쉬운 이치로 환기 시켜주는 것.


아이와 손으로 만들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들에 물건이 될 수 있게 이름을 붙여주는 행위들은 설명하기 어려운 행복감을 주었다. 행복감보다는 에너지였던 것 같다. 더 열심히 살아야지. 가치 있는 하루를 만들어야지 하는 기분이 더 가까운 표현 같다. 조건 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나눠 주는 금덩이들을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어 흘리며 살고 있진 않나 고민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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