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 쇼핑몰의 답답한 공간도 싫고, 수많은 제품들 사이에서 선택을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쇼핑을 좋아했다. 저렴한 물건들을 많이 사서 쓰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물건을 사면서 느낀 것이 있다. 물건이 가져다 주는 기쁨은 짧으면 그 순간, 길면 한달 정도라는 것이다. 어떤 물건이든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꾸준히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었다.
그것을 깨닫고 난 뒤 물건 사는 것을 멈추었다. 물건을 산다는 것은 나의 집에 새로운 식구를 만드는 것과 같았다. 짐이 될지, 정말 좋은 식구가 될지 고민을 해보고 물건을 산다. 물건 하나 사는 것에 무슨 그리 생각이 많나. 싶을 수도 있지만, 물건이 늘어날 수록 집 안의 짐은 늘어나게 되고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진다.
사람은 모두 나와 같지 않다. 은행은 대부분 여자 직원들이 근무하다보니 쇼핑, 유행, 미용 등에 관심이 많다. 나 역시 명품가방을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노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산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물건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를 했다는 뜻이다. 대부분 신용카드로 소비를 하게 되는데 내가 사용한 금액은 다음달에 청구된다. 결제가 이연된다는 것은 당장의 쾌락이 다음 달의 청구서보다 더 우선이 된다. 그래서 소비를 하고, 그 소비를 메꾸기 위해 일을 해서 각종 카드 값을 처리한다.
일을 하는 것은 돈을 모아 부자가 되고 결국에 자유로워지기 위함인데, 일을 하면 할수록 가난해지는 현상을 마주하게 된다. 매월 일하는 데도 쌓이는 돈은 없고 나가는 돈만 점점 많아진다. 연봉이 높아질수록 내 소비수준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소비도 습관이다.
저축도 습관이다.
경제적으로 자유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버는 것보다 덜 쓰는 일이다.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월급보다도 많은 돈을 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카드사의 대출, 제 2금융권 대출 등 남의 돈을 빌리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경제에 무지한 사람들도 많다.
카드값을 메꾸고 각종 공과금을 처리하기 위해 10시간 넘게 일하는 삶. 그게 과연 옳은 것일까? 아마 돈 때문이 아니라 정말 일이 좋은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봐온 은행원들은 일이 너무 좋아서라기보다 복지가 좋아서, 급여가 많아서 다니는 사람들의 빈도가 훨씬 더 높았다.
나처럼 퇴사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소비 습관을 잘 만들어나가야 한다. 애초에 불필요한 것들을 사지 않는 습관, 내 소득에 비해 과한 물건을 사지 않는 것 등. 하루 아침에 만들기 어려운 것이 소비습관인데, 한번 만들어지면 바꾸기 어려운 것 역시 소비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