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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 Oct 10. 2020

산행

200617

등산 일행의 뒷모습


육칠 년 전쯤 같이 산에 오르던 사람 생각을 했다.

지금 그분은 잘 살고 있으려나.

아무래도 나는 그분께 늘,

한구석 미안함이 있는 모양이다.




그분은 지금까지의 짧은 경제활동 인생 중 가장 오랫동안 관계가 있던 사람이다.

그저 하는 행동을 보면 한량에 호색한 같지만 정이 있고 도리를 아는 사람이었다.

부족한 나를 칭찬하고 다독여가며 함께 끌어가 준 분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과한 욕심이 그분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나는 수백 명의 피해를 막고 그분의 원망을 들을지, 그분을 눈감고 내 속을 태울지 오랜 기간 고민했다.

그때 일로 나는 머리털이 수없이 빠졌다.

그때 그 일로 인해 나는 몇 년간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돌아서 그때 일을 생각하면 후회 없다.

와전된 내용만 믿고 피해를 막아준 사람들에게 욕을 먹든,

매우 고맙고 좋아했던 분에게 원망을 듣고 척을 졌든,

몇 년간 한직으로 밀려 마음고생을 했어도,


외면했다면 새카맣게 탄 가슴으로 재가 떨어질까 전전긍긍 하 불편한 감정을 평생 남겼을 것이다.

그 일은 앞으로 살아갈 인생까지 합쳐 평생의 몇 년이었고,

나는 이따금 그때를 생각을 하지만, 현재를 가뿐하게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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