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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자몽 Jan 22. 2021

그래서 나도 이 브런치에서 살아남아 보기로 했다.

어디로 가는지, 이 길의 끝은 어디인지 모르지만...

실물은 쭈글거리는 열매지만, 그림이니까 동글동글하게 그려봤다. 내 맘대로

이번 겨울은, 정말 겨울다.

영하 16도까지 떨어져서 벌벌 떨게 했다. 베란다에 놓아둔 컵이 꽁꽁 얼기도 했다. 함박눈도 몇 번 펑펑 왔다.

오래간만에 겨울 같은 겨울을 만났다. 좀 많이 추운 겨울이다.


"이젠 까치가 자기 밥 다 먹었는가 보다. 감이 없네."


하는데, 37개월 딸아이가


"엄마! 저기 봐요. 열매예요."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디 어디? 하면서 고개를 젖혀보니 나무에 작고 빨간 열매가 여전히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추위와 폭설, 그리고 변화무쌍한 기온 변화에도 살아남은 자의 당당함이라니!

대단하다.

폭설에, 강추위에 아주 난리통에 그래도 살아남았다.


결국 살아남는 건 크고 멋진 덩어리가 아니라, 작고 보잘것없는 열매라니.. 뭔가 찡했다. 그러고 보니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에 비록 쭈굴쭈굴해도 화려한 빛깔을 뽐내는 본새가 멋있었다.



매를 보며 뜬금없는 결심을 해보았다.

뭐 딱히 뭔가 되는 것도 없고, 남들처럼 마법 같은 일이 생기거나, 뭐가 막 생기거나 그러지 않아도..

어렵사리 터 잡고 또 어렵사리 글쓰기를 이어가지만,

그래도 브런치에서 내 방식대로 잘 살아보자.


월간지도 아니면서 한 달에 한번 쓸까 말까 하기도 하고, 아예 글이 막혀서 막 몇 달간 안 쓰는 휴지기를 겪기도 하지만.

그래도 책 쓰는 연습도 해볼 수 있고, 블로그와 다른 결의 글터니까 힘을 내보기로 했다.


매일 똑같고 심지어는 후퇴하거나 퇴보하기까지 하는 날도 많지만, 그래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매번 쓰다 보면 좋은 날도 오지 않을까?

잘 살아내보자. 내 인생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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