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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자몽 Jan 03. 2021

브런치여 (다른 거 바라지 않으니) 사라지지 말길..

티스토리처럼 쭉.. 같이 가요.

계속 춥고, 눈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도 꿋꿋하게 붙어있는 감! 이거다. 이거.


내겐 오래된 블로그가 있다


쓰기 시작한 지 15년이 된 블로그가 있다. 2006년에 시작했다. 15년이라고 쓰면서 나도 놀랐다. 오.. 시간 참 빠르다.


아무튼.

15년째 쓰는 블로그에는 댓글이 거의 없다.

간혹 오래된 게시물에 질문 댓글 정도가 전부다. 블로그를 교류용이 아니라 그야말로 기록용(log)로 사용한다. 몇 번에 부침이 있어 몇 번 방치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애드센스를 달았다. 애드센스를 달고부터 매일매일 쓴다. 매일 쓰기 위해 애드센스를 달았지만, 신기하게도 애드센스를 달고부터는 블로그를 대하는 내 마음이 바뀌었다. 영혼이 없어진 것이다. 글을 의무적으로 하나씩 올리다 보니 그냥 쓴다. 어떨 때는 정말 성의가 없다. 사진 하나, 글 한 줄. 대단한 매출을 기대한 게 아니다 보니, 블로그 목표는 "매일 글 하나"다.


그런 무미건조한 블로그지만, 가끔 예전에 정성스럽게 쓴 글을 뒤적여보면 뭉클해질 때가 있다.



오래된 글에 달린 뭉클한 댓글이 나를 울리다


2013년에 쓴 글에 댓글이 달렸다.

2000년 초반에 일했던 회사에 대해 쓴 글이었다. 그런데 댓글 단 분도 그즈음에 일을 하셨나 보다. 댓글에 대댓글을 달다가 문득 2013년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당시가 생각나 울컥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 사람들과 분에 넘치게 받았던 많은 것들이 생각났다.


티스토리가 망하지 않고 있어 준 덕분에, 오래전에 쓴 글도 이렇게 남아 있다. 글 속에 사진을 보면서 글 썼을 당시 2013년도 생각이 났다.


간혹 예전에 알고 지내던 분들이 방명록이나 댓글을 남겨줄 때도 있다. 내 블로그 주소가 생각나서 와봤는데 아직 있네. 하면서 반가워한다. 뭔가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게 있다. 블로그가 나한테 그런 존재다.



브런치에 뭘 크게 바라지 않는다. 사라지지 말고 부디 버텨주길


요즘 브런치에 실망한다는 글을 자주 본다.

나도 실망해서 투덜거리는 사람 중에 하나라 할 말은 없다. 그러니까 자꾸 그런 글에 눈이 더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뭘 크게 바라지 않기로 했다. 부디 티스토리처럼 사라지지 않고 오래 같이 가주었으면 좋겠다. 계속 공모전도 열어줬으면 좋겠다. 뜬금없지만 응모도 하고, 자기반성도 하고, 좋은 글도 구경하면 좋겠다.


하릴없이 잡다한 일기가 잔뜩이라고 하지만, 간혹 내 머리를 두드리는 글도 만나게 된다. 좋아요에 큰 응원을 받은 것처럼 기분도 좋아진다. 뭔가 길게 댓글을 달아주고 싶은 글도 만난다. 댓글 대신 거기에 반박하는 글을 써주고 싶은 글도 있다. 잔뜩 응원을 해주고 싶은 글도 있다.


요즘처럼 실제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눌 기회가 적은 시절에 어쩌다 마주친 글이 주는 느낌은 참 여러 가지다. 블로그 쓰면서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조금씩 내 글도 성장했던 것처럼, 브런치도 그럴 거라고 믿는다.



부디 사라지지 말고 오래 곁에 머물기를..

나의 또 다른 글터에 바라본다.


그리고 나 또한 이 글터에 첫발을 디디면서 먹었던 '첫마음'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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