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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자몽 Aug 27. 2023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하던 대로 하자

더 생각하고, 더 사랑하는 쪽이 바보

그냥.. 늘 하던대로 하자. 알겠지?


토요일, 짧은 지하철 여행


어제는 토요일인데 바깥 볼일이 있어서 우리 가족 일찍 집을 나섰다. 일어나기도 7시 반에 일어났지만, 아침 8시에 나가서 밤 9시가 다 돼서야 집에 왔다.


지하철만 왕복 2시간을 탔다.

오랜만에 지하철 여행을 한 셈이다. 맨날 어딜 가봐야, 마을버스 타고 15분 가는 게 전부였는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행이었다.


다행히 갈 때와 올 때 모두 운 좋게 앉다.

남편과 아이는 뽀로로를 보고, 나는... 난 뭘 할까? 하다가 메모장과 볼펜을 꺼냈다. 꺼내서 끄적끄적 몇 자를 적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정하고 그림 그려보는 것도, 생각해 보니 오랜만이었다.




잘하려고 할수록 멀어진다. 그냥 하던 대로 해.


요새 뭔가 막 잘해보려고 너무 애를 썼던 것 같다.

신기한 게 애쓰면 쓸수록 더 잘 안되고, 멀어지기까지 하는 거다. 붙잡으려면 저만치 멀어지는 것처럼..


더 생각하고, 더 사랑하는 쪽이 바보다.

그런 거다. 내가 자초해서 약자가 된 거야. 이런 멍청이 같으니라고...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자. 애쓰지도 말고, 노력도 하지 말자.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거기까지만 하고. 결과는 내 손을 떠난 것이니 할 수 없지.


하던 대로 힘 빼고, 기대도 실망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 버려야겠다. 그게 제일 문제였다. 문제. 뭐 문제일 거까지 있겠어. 원래 그런 거지. 탁.. 놓아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사는 일이 사실 더 어려운 거다. 맞아.


그래도..

그냥 하던 대로라도 잘 살자 싶다.

쏟아지는 졸음을 쫓아가며, 끄적이고 그리면서 마음속 잡념들을 털어냈다.


쓰는 일이란, 참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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