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잘 살아내자.
본의 아니게 연달아 쉼 공지를 올리고 두 달 남짓 쉬었다.
4월 초 건강검진 결과에 좌절하고, 한 달 동안 건강 관리를 해보기로 했다. 먹는 것을 조심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고 말하기에는 조금 찔린다.)
신기하게도 혈압은 마음먹은 다음날부터 정상이었다. 110 ~ 135 사이를 오가며 정상정상정상이었다. 몸무게도 늘 비슷했다. 배고프게 적게 먹은 날은 2kg이 덜 나가고, 잘 먹은 날은 2kg가 더 나갔다. 커피는 스스로 정한 대로 일주일에 한잔 정도 마셨다.
마침내 한 달이 지나고, 마음먹은 대로 병원에 재검을 갔다. 집에서는 110 정도의 혈압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제 별말이 없겠지. 싶었으나...
한 달이라는 시간을 과대평가한 탓일까?
병원 기계로 재니, 지난번보다 훨씬 더 높게 나왔다. 3번이나 쟀는데도 그랬다. 30여분 가까이 좌절하고 검사하고 좌절하고 검사하고를 반복했다.
진료실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한 달 동안의 기록한 내용을 보여드렸다. 선생님은 집에서 계속 혈압 재보면서, 건강관리하면 된다고 하셨다.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진료실 앞 기계에서 솟구치던 혈압을 보고 나니 심하게 다운이 됐다. 애초에 한 달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이 문제였는데도...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하기 싫어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안 했다. 그렇게 또 몇 주를 흘려보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6월이다.
2025년의 반 가까이가 속절없이 흘러갔다. 장장 6개월을 해야 되는 일만 겨우 하며 살았다.
직접적으로 무엇이 되지 못하지만, 늘 했던 일 중에 하나가 글쓰기였다. 습관처럼 한 줄이라도 매일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가 다 놓아버렸을까?
건강관리한다고 절절매기 몇 달 전에 마음에 두고 살던 글터 하나가 날아갔는데, 그 여파도 생각보다 오래갔다. 3년 못 채운 2년 넘는 시간이 어느 날 문득 사라진 것도 문제였다.
이제 그만 생각하자.
건강관리는, 다음 검사 때까지 앞으로 2년 동안 틈틈이 생각하면서 하면 된다. 글쓰기는.. 글쓰기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될 것 같다. 잘 써지면 잘 써지는 대로 쓰고, 안 써지면 안 써지는 대로 쓰면 된다.
집에 오는 길에 달을 찍었다. 조금 일그러진 달이었다.
그런데 귀퉁이가 쬐끔 찌그러져 모자라 보이는 저 달도, 내일이면 꽉 찬 보름달이 될 것이다. 그럴 거다. 한 달 뒤, 몇 개월 뒤, 몇 년 후.. 그런 긴 시간 말고, 그냥 오늘을 잘 살아내자. 일단 오늘부터 살자.
그러면 된다.
그거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