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탄생(29)
어느새 사서 먹는 게 당연해진 만두를 빚고, 마지막으로 달아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태극기를 꺼냈다. 아이 덕분이다.
엄마탄생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
만두 만들기
집에서 만두를 빚었다.
만두는 결혼하고서도 집에서 몇 번 만든 적이 있었는데,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에서 만두를 몇 번 만들어 먹었다. 어렸을 때는 당연히 만들어 먹던 많은 음식들을 이제는 또 당연히 사 먹게 되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만두다.
조금 손을 덜 겸 만두피는 사고, 속재료만 직접 준비했다. 몇 개 못 만들었지만, 만들어서 먹는 만두는 꿀맛이었다. 심지어는 완성하고 보면, 뭐가 잘못되었는지 옆구리 터진 녀석들도 있었는데... 아이와 함께 만드는 요리는 놀이이기도 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집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를 해보려고 한다. 꼭 만두가 아니라도 조금씩 가짓수를 늘려가는 중이다. 요리 솜씨가 좋거나, 요리하기를 좋아했다면 더 많은 종류를 해서 먹을 텐데... 이제 하나, 두 개씩 해보는 중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
태극기 다는 날이라고 아이와 함께 달아보라고 알림장에 쓰여있었다. 빨간 날은 국경일이자 태극기를 다는 날이어야 하는데, 그냥 쉬는 날인게 당연한 날이었다. 어쨌든 이렇게라도 태극기를 만날 수 있으니 반갑다.
이사오기 전 집에서는 베란다에 짐이 많아서 게양대가 있는 쪽 유리문을 열지 못했다. 지금 사는 집은 탁 트인 유리창쪽에 국기 게양대가 있다. 이제 태극기를 꺼내어 달면 된다.
태극기를 몇 년 만에 보는 건지 잘 모르겠다. 건곤감리.. 가물가물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다닐 때, 태극기 그리기 대회도 하고 그랬던 거 같다. 그러고 보면 태극기는 초등학교 이후에 따로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여러 감정이 물결침을 느꼈다. 언젠가는 저녁 6시쯤 사이렌이 울리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몇십 년 만에 이런저런 세상을 지나왔구나.
덕분에 다시
그러고 보면 만들어 볼 일 없는 만두 등 여러 음식들을 만들어보고, 마주하기 어려운 태극기도 만져본다. 아이 덕분에 다시 다시 해본다. 누군가에게는 태어나 처음 하는 여러 가지 일일테니, 소중하게 하나하나 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