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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승진 Oct 17. 2023

왜 배워야 하는가? 동기편①

https://youtu.be/piykvgPCzI0왜 배워야 하는가? 동기편①


우선 ‘배운다는 것’을 무엇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관점으로 정의가 가능하지만, 저는 오늘 ‘뇌’를 주 소재로 논의를 전개해보려고 합니다. 뇌의 관점에서 배운다는 것은 우리 뇌에 인식의 틀을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제가 말하는 단어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볼까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 가까운 마트, 세탁소, 놀이터. 동네 지도가 그려지시나요? 이렇게 마음 속 지도를 떠올릴 수 있는 것도 다 배움을 통해서 인식의 틀을 세운 것입니다. 배움은 계속해서 이 틀을 업데이트 해 나가는 것이기도 하죠. 교실 속 예를 들어볼까요? 역사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한 교실이 있다고 합시다. 학생들은 얄타회담에 대해 배우고 있죠, 아이들은 대한민국이 왜 지금처럼 분단국가가 되었는지, 역사적 사건과 흐름을 이해하며 인식을 확장시켜 가는 중이죠. 즉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배움이 교실 속 모든 학생들에게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뇌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때만 제대로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거든요, 비록 눈은 선생님을 향하고 있더라도 어제 밤에 했던 게임을 떠올리고 있거나, 오늘 급식 메뉴를 생각하고 있었다면, 뇌가 받아들인 것은 얼마 되지 않을 겁니다. 무언가를 배우고자 한다면 이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뇌는 배우고자 하는 대상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집중할 때라만 제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는 것을요.


여기서 무언가에 관심을 갖게 하는 힘, 그것이 ‘동기’입니다. 동기는 행동을 시작하게 하는 원동력이고, 우리의 노력을 몇 배로 증가시키는 강력한 원천이기도 합니다. 동기의 중요성은 스탠퍼드대학교의 캐서린 콕스의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뉴턴, 밀, 괴테, 워싱턴 등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 300명의 성공 특성을 분석하였는데, 지적 재능만으로는 성공의 위계가 뚜렷하게 구분이 되지 않자 더 결정적 성공 요인을 찾기 위해 다시 100명의 천재를 선별합니다. 그리고 현대 심리학자들이 중시하는 67가지의 성격 특성을 기준으로 위인과 일반인을 구분 지을 수 있는 특성이  무엇인지 최대한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67가지 성격 특성 대부분에서 위인과 일반인 간의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의 지표 만큼은 뚜렷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지속적 동기부여’였습니다.(책: 그릿 참조) 동기가 성취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지를 확인해 주는 연구였죠.


그렇다면 이러한 ‘동기’는 어떻게 높여갈 수 있을까요? 여기서 첫 번째 학습전략을 제안 드리겠습니다. 동기전략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라입니다.

2018년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는 KAIST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필승 교수 공동연구팀의 연구가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습니다. 이 논문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뇌는 목표만 정해지면 복잡한 차원의 성취를 이끌어 낼 수 있다.”입니다. 즉,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는 욕구를 만들어내는 신경들이 존재하는데, 이 신경들은 목표를 발견할 경우 더욱 흥분을 하고, 그 결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절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죠. 김대수 교수는 이를 우리에게 익숙한 사자성어 ‘견물생심’으로 표현했습니다. 보면 갖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고, 마찬가지로 목표를 인식하면 행하게 되는 것이 우리 인간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 자녀들과 학생들이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먼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장기적 목표를 명확히 탐색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Tip① 미래 자기소개서 작성하기입니다, 대학 진학 또는 입사를 앞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써보는 활동입니다. 미래의 자신이 어떤 가치관과 다짐 아래 살아왔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어떤 경험들을 쌓았으며,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고 어떻게 그 꿈을 실현할 계획인지 등을 상상하고 작성하는 동안 여러 목표를 탐색하게 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 바로 기울여야 할 노력들은 무엇이 있는지 성찰할 수 있습니다.


아직 글쓰기가 가능할 만큼 인지능력이 성장하지 못한 어린 아이들도 있겠죠. Tip② 대화를 통한 계획세우기를 경험 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학습 활동을 스스로 계획해서 행한다기보다는 주어진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활돵과 관련해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교육적 의미에 풀어 설명해주며, 나아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현해 보는 경험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 아이가 유치원에서 체험활동 신청서를 가져오면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 다녀온 후에는 어떤 경험을 했는지, 더 알고 싶은 것이 있는지, 어디를 또 가보고 싶은지 등을 이야기 나누며, 이를 토대로 아이와 함께 주말 계획을 세워보기도 합니다. 이때 부모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되, 아이가 주도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가정 내에서 놀이를 할 때도 아이가 ‘계획세우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활동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아이와 소방놀이나 경찰놀이를 자주했습니다. 스케치북에 집안 지도를 가볍게 그리고, 아이에게 가상의 구출 작전을 세우는 역할을 부여합니다. 환자 구출을 위해 필요한 계획들을 순차적으로 세우고 하나씩 달성해 갑니다. 이때 저는 아이의 부하로 참여하며 대장인 아이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목표와 전략을 점검해 가게 합니다. 


- 동기편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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