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집에 또 도마뱀이 나왔다.
지난번에는 어찌어찌 창문 밖으로 잘 쫓아냈는데, 이번에는 이놈이 에어컨 뒤로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어찌할 수가 없게 됐다.
솔직히 난 도마뱀이 귀엽게 보이기도 하고, 집에 돌아다니든 말든, 상관없는데, 여자친구가 질색한다.
도마뱀이 나온 방에선 잘 수 없다며, 잡을 때까지 거실에서 자겠단다.
02. 내가 느끼기에 도쿄는 집 짓는 공사가 많다.
마을 안 대충 세어봐도 다섯 곳 정도 되는 것 같다.
우리 집 앞 길 건너에도 새 건물을 짓고 있다.
공사는 보통 출근시간대 이후, 퇴근시간대 전까지, 사람들이 집에 없을 시간에 하긴 하는데, 난 매일 재택이라, 소음 피해를 그대로 받고 있다.
03. 삼십 대 중반이 되고, 건강 염려증이 생겼다.
며칠 소화도 잘 안되고, 위가 자주 아프다 보니, 혹시나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결국 위내시경을 했다.
한국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가려던 병원이 주말에는 수면내시경을 안 해서, 그냥 비수면으로 했다.
후기들이 다 고생했다는 말들만 있어서, 걱정했는데, 그냥 할만했다.
결과도 위염이 있긴 있는데.. 정도였다.
예전엔 괜히 일본에서 병원 가기 불안했었는데, 요즘 이래저래 자주 가는 것 같다.
04. 덥다.
작년 여름보다 더운 것 같다.
햇빛이 살을 찌르는 듯 따갑다.
도쿄의 더위, 최근 제대로 만끽 중이다.
05. 최근 여자친구의 불만은 옷이다.
일본에서 파는 옷은 마음에 드는 게 없단다.
내가 봐도 한국에서 파는 옷이 더 이쁘긴 한 것 같다.
가끔 이곳에서 한국 옷 팝업스토어가 열리면 불티나게 팔린단다.
06. 만화 원피스가 다시 재밌어졌다.
최근화가 기념될만할 것 같아서, 원피스가 실린 만화 잡지를 샀다.
07. 여름휴가 기간에 한국에 가볼까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입국 때, PCR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고 해서 포기했다.
갔다가 못 들어오면 세상만사 다 복잡해질 테니, 더 참고, 오가기 더 안전할 때 가야겠다.
08. 아베 전 총리가 죽었다.
피살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거짓 뉴스가 잠깐 퍼졌다가 사라졌다.
순간 일본이 혐한 분위기에 휩싸이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범인은 일본인이었고, 당연히 혐한이 심해지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래도 조심해야 할 것들은 있었다.
핸드폰으로 한국 포탈에서 아베 전 총리 뉴스를 보다 보면, 눈 하트 이모티콘들이 너무 많아서, 주변 일본 사람들이 볼까 봐 얼른 화면을 바꿔야 했다.
09. 최근, 일본에서 직장 다니는 유투버가 자신의 월급명세서를 공개한 영상을 봤다.
보면서 저 정도로 급여가 낮진 않은데, 싶으면서 지방과 도쿄의 차이 같기도 하다.
10. 월드컵을 어떻게 볼까 고민하다가, ABEMA라는 인터넷 채널에서 월드컵 중계를 무료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