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지구에서 한아뿐
소설을 좋아하는 지인이 재밌는 소설 2권을 빌려주셨다.
긴장감이 도는 <기묘한 러브레터>와 오묘하며 달달한 <지구에서 한아뿐>이다.
두 소설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지만 장르도 다를뿐더러 소설의 전개 방식도 매우 다르다. 두 편 모두 가벼운 두께의 책이기에 술술 읽을 수 있다는 것과 한번 잡으면 결말을 보기까지 흡입력이 매우 좋다는 점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당신은 이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라며 표지에서부터 엄청난 자신감이 느껴진다. '나 반전 있는 소설이야. 감당할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도 '나 아침드라마와 막장 미드들을 경험해온 사람이야. 날 놀라게 할 수 있겠어?'라고 받아치며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반전이 세상에서 들어본 적 없는 아무 기상천외한 내용이어서 여운이 간다기 보단 책을 손에서 못 놓게 한 다음에 결말로 데려가는 그 흡입력이 정말 놀라운 소설이다. 지인이 "밤에 읽지 마세요"라고 말했는데, 잠이 안 올 때 읽었더니 읽고 잠을 잘 못 잤다. 소설의 구성도 독특해서 읽고도 한동안 기억 속에 많이 남았다.
책 표지를 처음 봤을 때, 한 여성이 뒤돌아 앉아있는 모습이 쓸쓸에 보여서 우울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세상에 혼자 남은 사람의 쓸쓸한 이야기인가. 그러나.. 세상 달달한 이야기였다.
전혀 다른 두 개체(두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가 어떤 식으로 사랑을 해나가는지, 우주적 스케일의 상상력과 버무려진 경쾌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저 누군가를 순수하게 짝사랑할 수 있고 그를 위해 전부를 걸 수 있는 개체와 그 사랑의 순수함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개체. 사랑의 의미란 무엇인가, 이게 정녕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다. 우울한 이야기라서 기쁜 마음으로 펼쳤는데 달달한 이야기라니..
두 소설들은 흡입력이 좋아서 금방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된다.
다만, <기묘한 러브레터>는 밤에 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구에서 한아뿐>은 달달한 이야기입니다. 쓸쓸한 시간에는 읽지 않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