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란 외계인이 타는 탑승물을 뜻하는게 아니라구요.
영상 일을 거의 9년 차 가까이 해오며 깨달은 것은, 아니 이미 알고 있었지만 묵살하고 살았던 것이 있었다. "나는 남에게 돈을 받고 무엇을 만드는 이상, 나는 내가 제작하는 것에 완벽한 나만의 메시지를 담을 수도 없을 것이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퀄리티 컨트롤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소한 진실이었다.
나는 술에 잔뜩 취해 사무실 소파에 누워 아이폰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적었다. 남들이 하찮게 생각하는 무언가에 꽂혀 그것만을 쫓으며 살아가는 한 남자와 그런 그를 짝사랑하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하고 성과를 보여야만 인정받고 그것을 계속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나 자신의 슬픈 강박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주변을 둘러보면 얼마든지 행복이란 것이 내 옆에 놓여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영화는 순수한 자비로 제작되었고 완성되어서 지금 여기저기 영화제나 공모전에 출품되어 있는 상태이다. 나는 이 영화가 온전히 완성된 것만으로도 너무 기쁜 상황인지라 수상 같은 것에 큰 기대는 하지 않으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 큰 수고와 노력을 해준 터라 그래도 어떠한 성과를 그들에게 안겨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나의 미숙한 첫 영화를 위해 주인영 배우님, 임지호 배우님, 지윤이부터 지헌이, 귀환이, 정병이, 세종이, 지원이, 종호, 태우, 연주, 이창현 실장님까지 많은 분들이 혼심의 힘을 다해 촬영을 도와주었고 영상만으로는 한참이 부족한 작품을 어떻게든 살려주겠다고 의정이 형도 영화 속에 수많은 멋진 OST를 만들어 주셨고, 엉망진창이라 되살릴 수 없을 것 같았던 동시 녹음도 동완이의 끝없는 노력 끝에 좋은 소리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정말 다들 너무나도 고마운 사람들이다. 밤의 시간들은 누군가에게는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소소하고 멋진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소소하고 지루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내 절절한 심정을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담아낸 영화였기에 많이 부족할 순 있어도 처음으로 남 보여주기에 부끄럽지는 않은 무언가를 만들어낸 기분이었다.
내년에도 또 다른 한편을 찍어낼 예정이다. 그때도 즐겁게 촬영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