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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No Man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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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원 Feb 18. 2022

나무위키를 통해 바라보는 사람들은

비프리 그렇게 나쁜 애 아니에요.


나는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 참 많다. 그중 유달리 친한 사람들도 많지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극히 드문 편인 것 같다. 나는 친구가 많은 사람들이 참 부럽고 신기하다. 나는 참 친구가 없다. 그럴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도 적은 사람인 것 같다.


그래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은 최성호라는 친구가 있다. 랩을 하는 친구인데, "비프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중들에게는 유난히 사건 사고를 많이 일으키는 친구로 유명하다. 프리는 나와 자기가 비슷한 성향을 가졌기에 친구로 지내는 거라고 말하지만 우리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나는 무언가가 궁금할 때 나무위키를 통해 검색해서 그것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성향이 있는 편이다. 어떤 날은 나무위키의 링크를 타고 타고 또 타고 들어가다가 3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때도 많다. 그러다 어느 날 나무위키라는 것은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내가 정말 잘 아는 무언가를 검색해본 다음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해서 비프리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무위키에 적혀 있는 비프리는 내가 아는 비프리는 아니었다.

아주 객관적인 출신 대학부터 생년월일 같은 것은 매우 정확했지만 한 사람을 진짜로 알아가는 것에 있어서 그것이 그렇게 까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다.

그에 대해 서술된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은 대다수가 진실도 물론 많이 있었지만 대다수가 너무나도 오래된 이야기였기에 그건 현재 비프리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는 데 있어서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아는 비프리는 나무위키에 나온 것보다 훨씬 악질적인 부분들이 많다. 정말 옆에 있는 사람을 미쳐버리게 만들 정도로 짜증 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는 정말이지 개 무식한 놈이고 그의 대화법은 내로남불이 심해서 듣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나무위키에 나와 있는 비프리의 나쁜 부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도 많다. 정이 많고,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고, 정의로울 때도 있으며, 갑자기 의리남으로 변해서 내 편이 되어줄 때도 있다. 그리고 잔머리를 전혀 굴리지 않는 편이라서 말실수도 많이 하지만 또 그런 이유로 그가 하는 말은 어떠한 진정성을 갖고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던질 때도 많다. 그는 어떤 지옥 같은 상황에서도 절대 자신의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가끔 비프리는 "그런 지옥 같은 상황으로 일부로 자신을 몰아 놓고 그것을 양분 삼아 작업을 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을 때가 있을 정도로 그는 질리지도 지치지도 않고 음악을 한다. 그 점은 작업자로서 무척이나 존경스러운 부분이다.


나는 그 이후로 소니 카메라 렌즈의 종류 같은 것들부터 식재료에 대한 부분, 식물의 종류 및 기르는 방법 같은 어떠한 물건을 정의 내리는 것은 나무위키를 꽤나 믿고 신뢰하는 편이지만 어떠한 사람을 정의 내리기 위해서 나무위키를 참고하는 것은 극도로 경계하려고 하는 편이다.


한 사람은 글로 정의 내리기에는 너무나 힘든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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