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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만 Aug 10. 2024

"왜, 어제 안 왔어?"

[연재] 114. 이혼 90일 차

114. 이혼 90일 차        


  

 “왜, 어제 안 왔어?”   

  

2014년 5월 29일 목요일 맑음      


  욕정과 번민의 밤을 지나고 손목에는 철없는 좌파 여자아이의 손톱자국만 남아 있다.

  샤워하고 소독약을 바를 때 입술 사이로 욕설이 나온다. “이 씨바, 이게 뭐야.” ㅇㅇ는 왜 그랬을까? 욕정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상실의 시대를 사는 좌파적 열등감이었을까? 그렇다고 그게 커다랗게 궁금한 것은 아니었다. 상념은 정 군이 전화를 걸어와 “형님, 10시경 도착할 예정입니다.”라는 말에 끝났다.  


    

  오렌지색 반 팔 셔츠와 핑크색 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지하 호로 내려가 어제 지냈던 시간의 흔적들을 치웠다. 정 군이 도착할 때도 이때였는데, 뒤 휀더가 산화되어 부스러지는 카렌스 승합차에 촬영 장비를 가득 싣고 도착했다. 그래서 뭔 대단한 촬영이 있는 줄 알았는데 ㄷㅎ 군의 학사모와 프로필 촬영이었다. 정 군은 30분이 넘게 장비를 설치하고 한 시간 정도 촬영했다.      


  그사이 그는 베드로와 분양권 대행사에 투자하는 내용을 이야기했고, 신 부장도 낯선 이를 한 명 데리고 왔다. 홈페이지 작업을 할 사람으로 비용은, 적게는 5백이고 많게는 6백만 원이었다. 그가 [무빙디자인] 최 실장에게 전화해 “우리 (고시원) 홈페이지 만든 업체 연락처를 좀 알려주세요.”라고 말하여, 제작업체와 통화를 했다.      


  “전자결제 없이 좀 더 유동성 있게, 영어 등 외국어까지 만든다면 가능할까요?”

  그의 말에 업체 담당자가 “시안이 있으니 메일로 보내드릴게요.”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받은 견적 금액은 1백만 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이었다. 게다가 사진과 영상 또한, 그가 제공할 것이므로 ‘몇백만 원씩 들여 만들 필요가 없다’라고 판단했다.      



  [게스트하우스]에 사용할 2층 침대 업체와도 통화했다. 오후 3시 무렵이었다. 현재, 천정의 높이가 210cm에 불과해서 기존 판매되는 2층 침대를 설치할 수 없다. 2층엔 사람이 누울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층을 낮추고 2층도 내려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므로 통화한 것이다. 그러다가 ‘아예 제품을 보고 판단하겠다’라며 남양주시 진건읍 판매업체를 방문했다.      


  물론, 방문은 수월하지 않았다. 내비게이션과 도로 사정이 일치하지 않아 동네를 두 바퀴나 돌았다. 그렇게 방문한 업체 관계자가 “주문은 가능합니다. 제작 기간은 7일에서 10일 정도 걸립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방 사이즈를 줄자로 재보고 전화로 결정할 테니 그때 작업을 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런 후, 빌딩으로 돌아와 침대 크기를 결정하려니, 폭은 80cm, 길이는 200cm로 하면 될 것 같았다.  


    

  ㅇㅇ은행 조 과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안양) 공사비 대출을 실행하라.”라고 말하고, 내일 11시까지 방문해 서명하기로 약속했다. 또, 자금이 집행되어야 하므로 분양대행업자들과 약정할 ‘투자 약정서’ 초안도 만들었다. 허접한 담보일지라도, 잡고 출발하니 그리 부정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채무자 박 사장도 찾아왔다. 그러나 건물주와의 협의가 진전되지 않았기에 돌려보냈다. 여자가 전화를 걸어와 “왜, 어제 안 왔어?”라고 말할 때도 이때였다. 마침 배도 고팠으므로 벤츠 SLK 로드스터 루프 탑을 열고 가속페달을 밟아 집으로 향했다. 식탁에는 그가 좋아하는 삶은 돼지고기와 쌈 채소, 소주가 준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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