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117. 아모르 파티와 동백 아가씨
2024년 9월 25일 수요일 맑음
눈을 뜬 시각은 아침 7시가 조금 못 된 시각이었다.
일기를 쓰기 위해 유튜브에 접속해 가수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를 연속으로 재생하며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오 설 같은 한편의 이야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이~”
산다는 게 다 그런 거는 아니지만, 인문학적으로 매우 멋진 가사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작사가를 검색했더니 ‘신철(철이와 미애의 철이)과 이건우’였고 작곡자는 윤일상이었다. 물론, 신철만 가수로 알 뿐이었다.
어쨌거나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2013년 5월 23일에 김연자가 발표한 싱글 음으로, 독일의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 가운데 하나인 "운명에 대한 사랑"(아모르 파티, Amor fati)을 소재로 한 노래로 트로트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결합하여 높은 중독성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발표 당시에는 인기를 얻지 못했다가 2017년에야 역주행했는데, 마이클이 처음 접했을 때도 충격이었다. 방송대 M.T를 갔을 때였다. 비가 몹시도 세차게 내리는 날 아침이었다. 늦잠을 자는 그를 둘러싸고 어린 학우들이 듣고 있기에 알게 되었다.
저녁 식사는 삼겹살이었다. 미국 주식 투자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게시한 후였다. 계좌는 3.78% 플러스로 돌아섰다. 513,766,110원이 19,437,556원이 불어나 533,937,058원이 되었다. 물론, 매주 수요일마다 자산의 1/50씩 투자하는 SOXL 전용 계좌는 아직도 -10.23%로 52,706,652원의 계좌가 -5,395,423원의 손실로 47,561,889원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 유튜브 [백만장자 Life]의 댓글 중 매우 멋진 댓글을 읽게 되었다. ‘부모 노릇 쉽지 않다’라는 영상에 [@림스마일]이라는 구독자가 “동백 아가씨 가사를 다시 찾아보니 내 가슴 도려내는~ 얼마나 울었던가, 울다 지쳤소, 멍이 들었소, 가슴안에 회오리치는 가사로 나를 달래면서 병원 다녀오신 듯, 하네요. 어디 기대도 시원찮을 시기에. 심신이 힘에 부치는 게 전해져서 인류애적으로 울컥했어요ㅠ 공부 열심히 할게요~”라고 적었다.
마이클은 다시 한번 그날의 힘듦을 달래기라도 하듯이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를 반복해 들으며 “가벼움의 시대에 동백 아가씨의 가사와 본좌의 감정을 교차했다니, 림스마일님의 탐미적인 삶에 감동합니다. ㅠㅠㅠ”라고 답글을 달았다.
2024년 9월 26일 목요일 맑음
“헤이일 수 없시이~ 스만는 바암을~ 이 가스음~~”
가수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가 무한 반복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아침이었다. 거실로 나가 꺼 놓은 모니터 전원을 켜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세탁기를 작동시킬 때도 이때였는데, 1시간 5분간 세탁되므로 7시를 넘길 것이었기에 정 작가에게 “7시 15분에 (강남으로) 출발합시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저녁 5시. 지하철 9호선을 타고 강남 [센트럴 터미널]에 도착했다.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피곤한 상태였다. 그러므로 버스에 오른 후에는 기절한 사람처럼 잠에 빠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버스가 나폴리를 향해 급커브를 돌 때였다. 덜컹거리는 진동에 눈을 뜨고 임대사업자 등록 홈페이지인 ‘렌트 홈’에 접속해 202동 **2호 임대차 계약서를 입력해야 하는 문제를 떠올렸다. 정부 사이트가 그러하듯이, 불친절하므로 직접 시청을 방문해 계약 사실을 접수하고자 했으나 마음을 바꾸었다.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했다. 편의점으로 가서 소주 한 병과 캔 맥주 두 개를 사고 정육점에서는 대패 삼겹살을 샀다. 파절임도 세 개를 샀는데, ‘렌트홈’에 임대차 계약서를 입력한 후 한잔할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렌트홈’에 접속한 후 스캔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입력했다. 다행히 업로드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접수증을 출력해 두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
그리고 전기냄비 온도를 올리고 냉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혼자만의 즐거운 술자리가 시작된 것이다. 미국 주식 또한 상승해 투자 중인 세 종목 모두 플러스로 돌아선 상태였다. 그러니 술맛 또한 좋을 것은 당연했다. 소주에 이어 캔 맥주를 마시며 낮에 촬영한 영상을 편집했다. 콘셉트는 ‘더 우아하게, 더 대단하게’였다.